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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파트가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새로운 골칫거리로 떠오르고 있다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금리 상승으로 소유주들의 부채 비용이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공실 등으로 인한 오피스·리테일 관련 대출 부실화 우려가 큰 상황에서 아파트 시장에까지 경고등이 켜진 셈이다.
부동산 정보회사 코스타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미국의 아파트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14% 하락했다. 올해와 내년 대규모 신축 아파트 공급이 예정돼 있기 때문에 지금보다 가격이 더 떨어질 우려도 크다. 그에 반해 임대료 상승률은 점차 둔화하고 있고 인플레이션으로 관리비는 늘고 있다.
이런 흐름이 바뀐 건 아파트 소유자들이 버티지 못할 정도로 이자 부담이 무거워졌기 때문이다. 부동산 회사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2021년 초만 해도 3.4~3.5%대였던 아파트 담보 대출(모기지) 금리는 이제 5%대를 웃돌고 있다. 올 초 실리콘밸리은행(SVB) 등 은행 위기를 거치고 나선 재융자도 어려워졌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기간 낮아진 금리를 보고 단기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건축·매입하는 이들이 늘면서 아파트 시장은 금리 인상에 더욱 취약해졌다.
WSJ는 아직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아파트 모기지 연체율이 점차 늘고 있다고 전했다. 부동산 전문가인 피터 소톨로프는 현재 미국 아파트 소유주들이 처한 상황을 ‘수소폭탄’에 빗댔다. 채무 불이행(디폴트)가 미국 경제 전반에 막대한 충격을 줄 수 있다는 뜻이다. 로스앨젤레스와 휴스턴, 샌프란시스코 등에선 이미 수천채에 달하는 아파트가 디폴트 상태에 빠졌다.
샌프란시스코 내 임대주택 95채에 대해 디폴트를 선언한 베리타스인베스트먼트는 “(아파트 등) 집합주택 부문은 오피스·리테일·호텔 등 다른 자산군과 마찬가지로 재정적 어려움에 빠져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