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주제발표를 담당한 대한뇌졸중학회 김태정 홍보이사(서울의대 신경과)는 “뇌졸중은 적기에 치료를 받으면 환자가 건강한 삶을 회복할 수 있는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는 아직까지 생명 유지를 위한 적기의 치료마저 받지 못하는 사례가 응급의료기본계획이 수립된 이후 25년째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태정 홍보이사는 국내 응급의료체계가 전문진료과와 연계되지 않아 치료받지 못하는 사태가 반복되면서 119에서 치료받을 병원을 찾지 못해 사망하는 환자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119에서 치료를 하는 전문 진료과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체계와 치료 전체 과정을 관리하는 관제 센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김성헌 병원전단계위원장(강원의대 신경과)은 권역응급의료센터를 포함해 여러 응급의료센터가 병실과 의료진 부족 문제로 24시간 치료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기 힘든 상황에서, 경증 환자로 넘치는 응급의료센터의 응급실에서 중증 환자의 진료가 사실상 불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내놓는 대책은 근본적인 해결책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배희준 이사장은 “한정된 의료 자원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경증 환자와 중증 환자 진료를 분리해서 중증응급의료센터는 필수 중증 환자의 최종 치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체계가 정립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응급신경학 전문의 기반의 1차 진단 및 원스탑(One-stop) 진단 치료가 가능해야 하고,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가 환자의 진단, 이송, 치료관리를 콘트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모든 병원에서 24시간 치료가 어렵기 때문에 현재 84개뿐인 뇌졸중센터와 권역센터를 확충하고 최종진료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전체 뇌졸중 안전망을 관리하고 유지할 수 있는 관제센터인 중앙심뇌혈관센터 지정과 운영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대한뇌졸중학회 차재관 질향상위원장(동아의대 신경과)은 나아가 가까운 미래에 전문인력 부족으로 현재의 뇌졸중 진료 체계를 운영하는 것이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올해 신경과전문의 시험합격자 83명 중 5명만 뇌졸중 전임의로 지원을 했다. 현재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 14개 중 1개 센터에만 전임의가 근무하고 있고, 전공의 없이 교수가 당직을 서는 대학병원이나 수련병원이 늘고 있다”며 “지금의 추세라면 5-10년뒤 연간 10만 명의 뇌졸중 환자를 진료해야 하는 뇌졸중 전문의 수는 절대적으로 부족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희준 이사장은 현재 시술이나 수술을 하지 않는 뇌졸중의 경우 일반질병군으로 되어 있어 전문진료질병군 환자를 30% 이상 유지 해야 하는 상급종합병원에서는 뇌졸중 환자 진료를 거부하는 사태도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성인 장애 주요 원인인 뇌졸중은 전문진료질병군으로 분류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배희준 이사장은 “우리는 웰다잉(well dying) 시대에 살고 있다. 뇌졸중은 성인 장애 주요 원인인데 뇌졸중으로 후유 장애를 갖고 평생을 살고 싶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뇌경색은 발생하더라도 치료만 잘하면 장애 없이 생활 할 수 있는 질병이다. 따라서, 뇌졸중 치료의 목표를 생명연장 뿐 아니라 후유장애를 최소화하는 정책도 반드시 필요하다” 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