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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현지시간) 중국 세관 통계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중국이 지난달 구입한 반도체 제조장비는 수입액 기준 23억달러(약 2조 9500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월대비 40% 줄어든 규모로, 2020년 5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WSJ은 “작년 6월 40억달러(약 5조 1200억원)로 정점을 찍은 뒤 수입액이 급격히 줄었다”고 설명했다.
미 정부가 올해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를 강화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미 상무부는 지난 10월 7일 중국 반도체 생산기업에 첨단 반도체 제조장비나 설계 소프트를 판매할 경우, 또 슈퍼컴퓨터와 인공지능(AI)에 들어가는 반도체를 수출할 경우 수출관리법에 따른 규제를 개정해 허가(라이선스)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반도체 관련 핵심 인력 등도 규제 대상에 포함됐다.
미 정부는 또 다른 국가에서 미국 기술을 사용해 생산하는 경우에도 해당 제품을 중국에 판매하지 못하도록 금지했다. 이에 따라 중국이 한국, 일본, 네덜란드 등으로부터 수입하는 반도체 역시 미 정부의 규제 이후 크게 줄었다고 WSJ는 전했다.
WSJ은 “미국의 규제가 즉각적인 영향을 끼친 것을 보여준다. 또 동맹국들의 협조가 규제에 필수적이라는 점을 시사한다”면서 “미국의 수출 규제가 중국의 첨단기술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겠지만, 미 기업들의 매출에도 큰 타격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램리서치,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KLA 등은 미 규제 발표 이후 내년 매출 전망을 하향조정했다.
한편 중국은 미국의 반도체 규제가 글로벌 공급망의 안정성을 위협하고 있다면서 최근 세계무역기구(WTO)에 소송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