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태동한 태아, 목에 탯줄 감겨 사산"…'병원과실' 공방

  • 등록 2021-11-18 오후 12:04:45

    수정 2021-11-18 오후 12:04:45

[이데일리 이선영 기자] 부산의 한 산부인과에서 출산 예정일을 1주일 앞둔 태아가 탯줄에 목이 감겨 숨진 채 태어나면서, 부모와 병원 측이 과실 여부를 두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산모 측이 “왜 검사를 받아온 동안 미리 고지하지 않았냐”고 주장하는 한편 병원 측은 “이미 충분히 알려 왔는데 중요한 사안이 아니라 산모 측이 알아듣지 못한 것”이라 반박한다.

17일 JTBC에 따르면 부산에 사는 산모 A(32)씨 부부는 지난달 21일 출산 예정일을 일주일 앞두고 태동검사를 하러 병원을 찾았다가 아이가 뱃속에서 숨졌다는 소식을 들었다.

결국 유도분만으로 사산아를 낳았고, 아이의 목엔 탯줄이 감겨있었다고 한다. A씨 부부는 “전날까지만 해도 태동이 있었다”며 태아의 목에 감긴 탯줄에 매듭이 지어져 있었다고 주장했다.

(사진=JTBC 뉴스 캡처)
A씨 부부는 아이의 장례를 치른 뒤 병원을 다시 찾아 “지난 3월부터 모두 19차례 검사를 받았는데도 이 같은 사실을 왜 알려주지 않았냐”고 물었다.

이와 함께 A씨 측이 제시한 담당 의사와의 녹취록에는 “탯줄이 감긴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임상적으로 비슷한 사례가 많고 분만에 영향을 주지 않아 알리지 않았다”는 답변이 담겼다.

A씨 부부는 “탯줄이 감긴 사실을 알았다면 병원에서 이를 고지하고 미리 다른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며 의료 과실을 주장했다.

그러나 병원 측은 임신 30주 차 때 탯줄이 목에 걸친 사실을 확인했고, 이를 산모에게도 알렸다고 반박했다. 이어 중요한 사안이 아니어서 산모 측이 알아듣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A씨 부부의 과실을 주장했다. 또 태아의 목에 탯줄이 감기는 일은 흔한 경우라며 과실을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A씨 부부는 병원 측이 말 바꾸기를 했다며 녹취록을 토대로 법적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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