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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신입사원 초봉이 3600만원이라면 4년간 500만원 가량 더 적은 임금을 받게 된다. 특히 남성의 경우엔 6년차까지 무려 800만원 손실을 보게 된다. 또 실업률 폭등 충격은 서울대 등 상위 30개 대학 졸업자에겐 별 타격을 주지 않았으나 중하위권 대학 졸업자에겐 악영향을 미쳤다. 인문계 졸업자는 이공계 졸업자보다 충격이 두 배 이상 컸다.
작년 코로나19로 인해 실업률이 4.0%를 기록했고 올해 역시 4.0%로 전망돼 20년 평균치(3.56%)보다 무려 0.5%포인트 오를 것으로 보이는 만큼 신규 대졸자들의 고용 충격이 향후 몇 년 간 더 지속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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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삼일 한국은행 조사국 고용분석팀 차장은 15일 ‘고용상황 악화가 신규 대졸자에 미치는 장단기 영향’이라는 BOK 이슈노트에서 “경기침체에 따른 실업률 상승은 신규 대졸 취업자의 임금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그 효과가 취업 이후 3~4년차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작년 2월부터 12월까지 청년층 취업자 수는 5.3%나 감소했고 학업이나 구직활동 조차 포기한 ‘쉬었음’ 인구도 청년층에서 무려 24% 증가했다. 경기 상황이 나아지지 않자 대졸자가 대학 졸업증이 필요없는 서비스업, 단순 노무직 등에 하향 취업하는 경우도 10%나 증가했다.
이런 실업률 폭등에 대한 충격은 남성이냐, 여성이냐에 따라서도 달랐다. 실업률 상승은 남성에게 취업 5~6년차까지 2~5% 임금 손실을 초래한 반면 여성에겐 별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3600만원 초봉을 기준으로 따질 때 남성은 6년차까지 792만원 연봉이 감소했으나 여성에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오 차장은 “남성은 연봉이 적더라도 여성보다 더 취업을 하고자 하는 성향이 강한 반면 여성은 상황이 맞지 않을 경우 구직활동을 포기하는 등으로 대응하는 경우가 많다”며 “결혼, 출산 등의 결정도 고용에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또 어느 대학을 졸업했느냐, 무엇을 전공했느냐에 따라 충격이 다르게 나타났다. 상위 30개 대학 졸업자는 위기에 따른 충격을 별로 받지 않았으나 중하위권 4년제 대학, 2년제 대학은 향후 4년간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다.
실업률이 올라도 의약 및 사범계열 졸업자는 별 타격을 받지 않았다. 그러나 인문계 졸업자는 5~6년차까지 2~6%의 임금 손실이 나타났고 이공계 졸업자는 1~2년차까지 5%의 임금 손실이 발생했다. 인문계 졸업자는 6년간 763만원 손실(초봉 3600만원 기준)을 본 반면 이공계는 2년간 338만원 손실을 봐 인문계 졸업자의 임금 충격이 이공계 대비 두 배 이상 많았다.
고용위기는 대기업 취업 가능성도 낮췄다. 실업률이 1%포인트 오를 경우 1~2년차에 대기업 취업 가능성은 3.5%포인트 낮아지고 3~4년차엔 2.3%포인트 낮아진다. 남성이고 상위권 대학 졸업자일수록 대기업에 취업하는 비중이 높다보니 남성 대졸자의 대기업 취업 가능성이 3~4년차까지 4~6%포인트 낮아졌다. 또 상위권 대학 졸업자의 5~7년차까지 7~16%포인트 낮아졌다. 지난 20년간 남성의 대기업 취업 비중은 13.8%, 여성은 7.6%로 차이가 벌어지고 상위권 대학의 대기업 취업률은 18.0%, 중하위권 및 2년제는 9.8%로 차이가 난다.
오 차장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고용 상황 악화가 노동시장에 신규 진입하는 대졸자에게 상당 기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그 영향이 성별, 대학, 전공에 따라 차별적일 수 있다”며 “청년층 고용 대책은 최근의 고용 악화가 낙인 효과, 이력 현상 등의 구조적 문제로 연결되지 않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의 청년 채용 유인을 제고하기 위한 세제혜택 및 직업 간 또는 직업 내 원활한 노동 이동을 유도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