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3000번째 신장이식(혈액형부적합) 수술을 받은 차경채(여· 50) 환우는 만성콩팥병을 앓고 있다가 본인 여동생으로부터 신장을 기증받아 새 삶의 기회를 가지게 됐다.
49년 전인 1969년 3월 25일 국내 최초로 신장이식에 성공한 후 서울성모병원 개원 전, 연 50~60례에 그쳤던 신장이식 건수는 개원 후 100례 이상의 기록을 꾸준히 갱신하며 2011년 2000례, 2018년 8월 3000례를 달성했다.
이는 서울성모병원이 선도하는 가톨릭중앙의료원 산하 네트워크를 통한 뇌사 공여자로부터의 이식 건수의 증가와, 혈액형부적합이식, 감작(이미 체내에 항체가 형성돼 이식신장에 거부반응을 나타낼 가능성이 높은 상태)된 환자이식, 백혈병과 만성신부전을 동반한 환자에 대한 항암 및 신장이식 동시치료 성공과 같은 고난도 장기이식 성공의 발판이 됐다.
최근 양철우 센터장이 이끄는 연구중심병원의 이식면역과 관련된 최신 연구결과의 잇따른 발표도 서울성모병원 신장이식팀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시키는데 기여하고 있다.
혈액형부적합이식은 2009년 처음 성공한 이후 2018년 8월까지 186례를 시행해 97%의 성공률을 보이고 있다. 과거에는 공여자와 수혜자의 혈액형이 불일치할 경우 이식 후, 초급성 항체매개성 거부반응의 발생 위험 때문에 이식이 불가능 했다. 하지만 거부반응을 억제시킬 수 있는 항체주사와 혈장반출술의 개발로 혈액형부적합이식이 가능해졌다. 이로써 가족 중 혈액형이 같은 공여자가 없을 경우 이식을 포기했던 말기콩팥병 환자들이 이식의 기회를 잡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또한 혈액형부적합이식을 진행한 전체 환자 중 3분의 1 에 해당하는 환자들은 면역학적으로 고위험군으로 꼽히는 고도 감작된 환자들로서, 이식을 위해 효과적인 탈감작 치료를 시행하는 등 이식의 두 가지 고위험군을 모두 극복했다. 면역억제제와 탈감작 요법의 발달로 혈액형부적합신장이식이 만성콩팥병 환자들에게 중요한 치료법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서울성모병원 혈액형부적합이식의 이식신장 5년 생존율은 혈액형 일치 이식과 비교해도 차이가 없을 정도로 안전해졌다.
양철우 장기이식센터장(신장내과 교수)은 “개원과 더불어 최근 신장이식수가 꾸준히 증가하여 올해 8월에 3000례를 달성하게 됐다”며 이러한 결과는 “장기이식센터가 중점육성센터로서 명실상부한 이식전문센터의 틀을 갖추었고, 선도형연구중심병원(면역질환융합연구사업단)으로 선정돼 이식과 관련된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 만큼, 임상과 기초연구가 합쳐진 중개연구를 통하여 세계적인 장기이식 전문병원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장기이식센터에서는 신장이식 3000례를 기념하는 심포지엄을 9월 15일 병원 본관 지하 1층 대강당에서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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