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 “김정은式 경제개발, 도농 빈부격차만 낳아"

  • 등록 2018-08-27 오전 11:12:46

    수정 2018-08-27 오전 11:12:46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안북도에 있는 묘향산의료기구공장을 찾아 개건·현대화가 미진한 점을 지적하면서 보건부문과 조직지도부 등 노동당 전문부서들을 강하게 질책했다고 노동신문이 21일 보도했다.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이 시장 경제 체제 하에서 북한 경제를 성장시키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여전히 북한의 도시와 농촌의 빈부격차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일본 매체의 분석이 나왔다. 북한 노동당 지도부들이 거주하는 도시는 냉면을 시켜먹는 ‘배달 어플리케이션(앱)’이 나올 정도로 시장경제가 발달했지만, 농촌 지역은 농업생산량이 떨어지며 제대로 된 식사조차 하기 힘든 현실이다.

일본 닛케이신문은 6월 중순부터 시작된 김 위원장의 지방 시찰 배경에는 이같은 배경이 있다고 27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6월 30일 평안북도 신도군 갈대농장을 시작으로 신의주의 화장품공장, 방직공장, 화학유지공장, 량강도의 농장 등 30여개 현장을 방문하고 있다.

지난 21일 방문한 묘향산 의료기구 공장에서도 김 위원장은 “동물은 1년에 1번 동면에 드는데, 여기는 몇 년에 걸쳐 겨울잠을 자고 있다”, “마굿간 같다”며 현장 담당자를 매섭게 질책했다고 한다.

김 위원장은 2012년 최고지도자로 취임한 이후 시장경제에 기반한 정책을 펴고 있다. 2014년에는 ‘우리시 경제관리방법’이란 정책으로 시장을 완전히 허용하고 각 경제 부문에 시장경제적 요소를 대거 도입했다.

그 결과 국영기업으로부터 시설이나 토지를 빌려 실질적으로 경영할 수 있게 되면서 창업이 왕성해지고 신흥부유층이 만들어졌다. 택시도 평양에서 급증했다. 평양의 택시는 2016년 현재 1500대를 넘어 현재는 2000대에 달한다.

이외에도 냉면 등을 배달해주는 앱이 등장하거나 부동산 투자가 왕성해지면서 평양중심부 아파트 가격이 2005년 5만달러에서 10만~20만달러 급등하고 있다.

북한의 경제발전 모델은 중국 경제의 초기모델과 흡사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안드레이 랑코프 국민대 교수는 “정권에 위협이 되지 않을 수준에서 시장경제화를 용인해 국내자금의 재투자를 유도하는 전략”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이같은 경제성장은 도심부에 국한되는 것일 뿐 농촌에서는 아직도 식량 배급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농업기구나 관개시설의 노후화와 지방 당 간부에 의한 부패도 심각한 수준이란 전언.

식량농업기구(FAO)의 추계에 따르면 2017년 북한의 쌀 생산량은 140만톤으로 2016년과 비교해 30만톤 줄었다. 올해 역시 유례없는 폭염으로 생산량이 감소했을 가능성이 있다.

닛케이는 “김 위원장도 농촌의 궁핍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며 “실제 현장시찰을 한 곳을 보면 농업·수산업 등이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닛케이는 이어 “확대하는 빈부격차나 부패에 대한 농촌부분의 불만이 자신에게 향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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