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P, 23년만에 ERP 신제품 출시..오라클과 협력관계 끊었다

  • 등록 2015-03-04 오후 12:26:29

    수정 2015-03-04 오후 2:38:50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23년만에 새로운 전사자원관리(ERP) 제품을 출시한 SAP가 기존의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업체들과의 파트너십을 끊는 전략을 택했다. 자사 DBMS 플랫폼인 SAP 하나(HANA)에서만 ERP가 구동되도록 만들어 오라클이나 IBM 등의 DB와는 함께 쓸 수 없도록 한 것이다. SAP의 ‘락인(lock in)’ 전략이 성공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SAP 코리아는 4일 서울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로운 기업용 소프트웨어인 ‘SAP 비즈니스 스위트4 SAP 하나’(이하 SAP S/4 하나)를 발표했다. 인메모리 기반의 DB 플랫폼인 SAP 하나에 최적화 시킨 SAP S/4 하나는 SAP의 모바일기기용 디자인 설계 솔루션인 ‘피오리’를 통해 유저인터페이스(UI)에 주안점을 뒀다.

SAP는 23년 전 ERP 패키지 제품인 ‘R3’를 출시하면서 전 세계 1위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업체로 성장했다. ERP는 이후 인적자원관리(HCM), 공급자관계관리(SRM), 제품수명주기관리(PLM), 고객관계관리(CRM), 생산관리시스템(MES) 등으로 확장됐으며 SAP의 앱은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잡았다.

형원준 SAP코리아 사장이 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SAP 비즈니스 스위트4 SAP HANA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SAP코리아)
형원준 SAP코리아 사장은 “삼성전자(005930) 재직 때인 1992년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SAP 본사를 방문해 ERP R3 제품을 경험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삼성전자에 이를 도입했다”면서 “이번 신제품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된 SAP 하나를 기반으로 구동되는 것으로 전사적 자원 관리의 새로운 시대를 열 것”이라고 강조했다.

SAP S/4 하나는 기존 ERP 대비 10배 감소한 데이터 용량(풋프린트)와 7배 향상된 처리율(쓰루풋)을 자랑한다. 특히 1800배 빠른 데이터 분석과 리포팅 성능을 지원한다. 프로세스 단계 또한 네 배나 단축시킨 것도 특징이다. 특히 ERP와 CRM, SRM, SCM, PLM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해 편의성을 극대화 했다.

SAP S/4 하나는 전혀 새로운 코딩으로 만든 제품이기 때문에 기존의 DBMS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SAP는 2025년 이후에는 오라클이나 IBM DB 등에 대한 기존 ERP 기술지원을 종료할 예정이다.

형 사장은 “S/4 하나는 실시간 운영과 네트워크화, 단순화 등을 위해 사람과 소프트웨어를 연결시키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면서 “이번 신제품 출시는 20세기형 IT인프라와 함께 공존해 온 복잡성을 제거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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