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인 | 이 기사는 11월 04일 14시 55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 인`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이데일리 정선영 기자] 미국이 시장 예상과 다르지 않은 양적완화책을 내놓으면서 시장의 술렁임이 한층 가라앉았지만 유럽과 일본에서는 오히려 정책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 양적완화는 금융시장에는 별다른 충격파를 가져오지 않았지만 약달러 기조가 지속되면서 여전히 각 나라에 정책 과제를 안겨줬다.
외환시장은 이번 달에 줄줄이 이어질 유럽과 일본의 통화정책과 미국의 10월 고용지표, G20 서울정상회담의 환율 협의 등 대형 이벤트에 마음을 놓지 못하는 분위기다.
◇ 일본 추가 양적완화 가능성..엔고 방어할 수도
엔고에 시달리고 있는 일본은 마음이 급해졌다. 일본은행(BOJ)은 당초 예상보다 열흘이나 앞당겨 앞당겨 4~5일에 통화정책결정회의를 열기로 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양적완화 규모가 6000억달러로 발표되면서 엔화는 반짝 숏 커버가 일었다. 미 FOMC 이전에 엔고에 베팅했던 투자자들은 차익실현 차원에서 엔 매도, 달러 매수에 나섰다.
일본은 엔고 부활 가능성에 고심하는 분위기다. 이에 일본은행은 이날부터 이틀간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미 FOMC의 영향에 따른 금융시장 동향을 점검하고 있다.
회의에 앞서 시라가와 마사아키 일본은행 총재는 "경제, 물가 상황을 신중히 점검해 적절한 정책 대응을 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일본은행으로서는 엔고가 가속화되면서 경기 하향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다고 판단할 경우 추가 양적완화를 검토할 여지가 충분하다. 일본은 전월 5조엔 규모의 자산 매입 계획을 밝힌 바 있다.
◇ 弱달러에 속앓이하던 유럽, 긴축기조 버릴까
유럽의 반응도 주목할 만하다. 이미 미국의 달러 약세 기조로 9월 이후 유로화는 1.28달러대에서 1.41달러대까지 무려 13빅이나 뛰었다.
달러 약세와 고금리 통화 선호 심리로 유로가 상대적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유로-달러 환율은 지난 1월 26일 1.4179달러 이후 9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외환시장에서는 이날밤 열리는 유럽중앙은행(ECB)과 영란은행(BOE)의 통화정책회의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재정 긴축이 가장 이슈였던 유럽 역시 유로화의 나홀로 강세를 막기 위해 부랴부랴 양적완화에 나서는 하는 쪽으로 기울었기 때문이다.
유럽마저 미국의 FOMC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양적 완화를 단행할 경우 시장은 다시금 거대 통화의 절하 경쟁에 휘말릴 공산이 크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시장의 관심이 미국에 쏠려 있어 유럽에서 악재가 나와도 대부분 희석되고 단발성 재료에 그치기 일쑤"라며 "유로-달러 환율이 기술적으로는 1.44~1.45달러대까지 레벨을 열어둔 상태"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