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수익률, 펀더멘털 우려로 큰폭 상승(마감)

  • 등록 2004-04-14 오후 5:08:01

    수정 2004-04-14 오후 5:08:01

[edaily 이학선기자] 14일 채권수익률이 큰 폭 상승했다. 미국의 3월 소매판매가 1년래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펀더멘털 개선 우려가 컸다.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와 주간신규실업수당 발표 등이 대기하고 있는 점도 매수심리 위축에 한 몫 했다. 이날 채권시장은 수급보다 펀더멘털이 좌우하는 모습이었다. 다음주 예정된 국고10년물 입찰 뒤 발행공백을 기대하는 쪽도 있었다. 그러나 주택금융공사의 매도헤지와 외국인이 손절성 매물로 이 같은 기대가 한 풀 꺾였고, 장 마감에 접어들수록 매수세는 힘을 잃는 모습이었다. 일부에서는 금리기조 자체가 바닥을 본 만큼 듀레이션(잔존만기)을 줄이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지표금리인 국고 3년물 4-1호는 전날보다 10bp 오른 4.65%로 거래를 마감했다. 경과물인 국고3-5호도 10bp 오른 4.65%를 기록했다. 국고 5년물 4-2호는 4.98%로 전날보다 9bp 상승했고, 경과물인 3-6호는 4.95%로 10bp 올랐다. 통안채 2년물은 4.52%로 전날보다 7bp올랐다. 장내시장에서는 9400억원 가량이 거래됐다. 국고3-5호가 4700억원 정도 손바뀜이 있었다. 국고 4-1호는 2300억원 가량 거래됐다. 국고3-2호는 1200억원 가량 거래됐다. 증권업협회가 고시한 최종호가수익률은 국고채 3년물이 10bp 오른 4.65%였다. 국고채 5년물은 9bp 오른 5.04%를 기록했다. 통안채 2년물은 7bp 오른 4.52%, 통안채 364일물은 3bp 오른 4.16%였다. 회사채 3년물 AAA-와 BBB-는 나란히 9bp 오르며 각각 5.40%, 9.86%에 고시됐다. ◇채권시장, "수급"보다 "펀더멘털" 먼저 이날 채권수익률은 미국 시장을 반영하며 상승 출발했다. 전날 미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예상을 웃도는 3월 소매판매로 4.35%선까지 급등하며 연중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국내시장은 한 때 수급호조 기대로 상승폭이 제한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유가급등과 수입물가의 고공행진이 확인되자 매수세가 위축됐고, 약세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장 후반 접어들수록 펀더멘털에 대한 부담이 부각됐다. 3월 소매판매에 이어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게다가 총선이라는 변수도 매수측에 부담을 줬다. 외국인이 국채선물을 내다판 것도 수익률 상승을 부추겼다. 외국인은 이날 1500계약 이상 순매도했다. 채권시장 관계자들은 외국인이 순매수포지션 줄이기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 아니냐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채권시장 자산운용담당자는 "국채선물은 주택금융공사의 매도헤지, 펀더멘털 개선에 따른 팔자 분위기로 외국인의 매수단가 아래로 떨어졌다"면서 "순매수포지션 2만개를 갖고 있는 외국인이 크게 손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현물가격, 하락 가능성 높아 펀더멘털 개선 우려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물가불안 우려도 높아져 적정금리 찾기의 금리상승을 예상하는 곳이 눈에 띄게 늘었다. 국채선물 저평가 축소작업이 선물가격 상승보다는 현물가격 하락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도 만만찮은 상황이다. 앞서 자산운용담당자는 "지금처럼 40틱 정도로 저평가가 확대되면 선물이 오르거나, 현물이 밀려야 한다"면서 "금리의 레벨상향을 감안한다면, 선물가격 상승보다는 현물가격 하락 여지가 많다"고 말했다. 현대선물 정성윤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미국의 소비자물가가 방향성을 쥐고 있다"면서 "주요지표들이 산재해있는 만큼 이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 연구원은 "정책당국의 수급기조 변화 여부에 대해선 논란이 많지만, 디커플링도 한계가 있는 만큼 향후 채권시장 전망에 대해 확신하기 힘든 상태"라며 "미국발 세계 펀더멘탈 변화조짐, 경기 및 인플레 우려 고조로 인한 단기 수급기조의 불확실성 등이 채권시장 경계심리를 자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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