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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개발연구원(KDI)은 11일 ‘경제동향 10월호’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내수가 일부 개선됐지만 대외 여건 악화에 따른 수출 부진으로 경기 회복세가 약해지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제조업 부진이 지속되면서 경기 회복세가 제한되고 있다. 제조업은 평균가동률(75.2%)이 전월과 동일한 가운데, 재고율은 124.0%로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반도체 부문은 대외 수요 둔화로 가동률이 전월대비 12.2% 감소하고 재고는 3.8% 증가했다.
8월 광공업생산은 전월(1.5%)보다 낮은 1.0%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도체 생산이 17.3%에서 -1.7%로 급감하면서 증가폭이 축소됐다. 제조업 업황BSI 전망은 지난달 82에서 이달 73으로 하락했다. 전자·영상·통신장비 업황BSI 전망도 같은 기간 97에서 76으로 급락했다. KDI는 “반도체 수요 감소로 제조업 기업 심리가 악화한 가운데 대내외 금리인상 여파로 경기 하방압력이 가중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 강화로 대내외 시장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는 것도 경기 하방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국고채 금리 10년물은 8월 3.19%에서 지난달 3.83%로 올랐다. 3년물 국고채 금리도 8월 3.69%에서 지난달 4.19%로 상승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수출도 부진해지는 모습이다. 지난달 수출은 전월(6.6%)보다 낮은 2.8%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대미 수출이 16%로 높은 증가세를 유지했지만 대중 수출은 6.5% 감소하면서 중국의 경기 부진에 따른 감소세가 지속됐다.
품목별로는 자동차(34.7%)가 양호한 흐름을 보였지만 반도체(-5.7%)가 감소세를 지속하고, 태풍 수해에 따른 생산 차질로 철강(-21.1%)도 감소로 전환했다.
숙박 및 음식점업(32.0%),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42.6%) 등 대면업종의 높은 증가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도매 및 소매업도 6.2% 증가했다. 다만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는 91.4로 전월(88.8)보다는 상승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을 지속했다.
소비자물가는 국제유가 하락에도 개인서비스 가격을 중심으로 높은 상승세가 지속됐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월(5.7%)보다 소폭 낮은 5.6%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이 반영된 근원물가도 전월(4.0%)과 유사한 4.1%의 높은 상승률을 지속했다.
주요국에서 고물가에 대응한 통화긴축 기조가 강화됨에 따라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는 더 확대되고 있다. 세계경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행지수와 주요국의 기업 심리지표가 하락하고 있어 당분간 낮은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KDI는 “생산과 물류 차질이 부분적으로 해소되는 등 공급망 교란이 점차 완화되는 모습이지만 주요국에서 물가상승 압력은 지속되고 위험요인도 다수 상존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