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동 걸린 임금피크제…금융권 불똥 튈까

금융권 임피제 도입사 후선업무 대부분
금융권 “대법 판결과 금융권 현실 달라…노사협상 주요 의제될 것”
노동계 “임피제 전면 철폐해야”…대응책 마련 착수
  • 등록 2022-05-27 오후 3:19:59

    수정 2022-05-27 오후 3:19:59

[이데일리 박철근 기자] 대법원이 지난 26일 나이만을 이유로 직원의 임금을 깎는 임금피크제도가 무효라고 판결하면서 금융권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금융권 대부분은 임금피크제 적용 직원의 임금을 깎는대신 강도가 낮은 업무로 전환시키는 등 비교적 노사합의에 따라 임금피크제를 운용하고 있지만 노동계의 반발이 만만치 않아서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권 노동조합은 대법원의 판결에 대해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내면서 이 기회에 임금피크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비은행권 노동조합인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사무금융노조)은 대법원의 판결이 나온 직후 발표한 성명을 통해 “임금피크제는 박근혜 정권이 추진한 노동개악의 일환으로 탄생한 것”이라며 “임금피크제 도입 후 일자리 창출 효과는 거의 없었고 인건비 축소 및 구조조정의 수단으로 활용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장년 노동자들의 임금을 단계별로 삭감하는 임금피크제는 희망퇴직을 강제하는 수단으로 활용했다”며 “금융산업의 조기퇴직을 일상화시키는 기폭제가 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충분히 일할 수 있는 나이에 희망퇴직으로 등을 떠미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지금 즉시 임금피크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했다.

은행권 노조로 구성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산노조) 관계자 역시 “임금피크제 논의가 시작됐을 때부터 전국금산노조는 임금피크제 도입을 반대했다”며 “이번 대법원의 판결은 당연한 것이며 임금피크제 시행에 대해 전면 재검토를 해야할 시점”이라고 했다.

지난 26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외벽 모니터의 고령자 계속 고용장려금 광고가 나오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금융권은 이번 대법원의 판결이 소위 ‘줄소송’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향후 임금피크제가 노사협상의 주요 의제나 갈등의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대법원이 판결한 기업 및 노동자의 내용과 은행권은 상황이 달라 판결내용을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면서도 “금융산업노조는 정년연장 및 임금피크제 폐지를 지속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임금피크제 폐지에 대한 주장이 강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도 “향후 임금피크제 조건의 변경을 주요 노사협상 안건으로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노동계도 대법원의 판결을 바탕으로 임금피크제 운용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계획이다.

사무금융노조는 오는 31일 이번 대법원의 판결과 관련한 대응방안 설명회를 개최한다. 사무금융노조는 “대법원의 판결과 비슷한 사례의 사업장의 경우 법률소송 및 특별교섭요구 등 그동안 빼앗겼던 노동자의 권리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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