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규탄하기 위한 글로벌 기업들의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소니는 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을 팔지 않기로 했고, 네슬레는 러시아에 대한 투자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내에선 자국에 적대적인 기업들의 자산을 국유화 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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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소니는 플레이스테이션을 더 이상 러시아에 수출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앞서 소니 픽쳐스는 자사가 배급하는 영화를 러시아에 개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소니 측은 “소니는 우크라이나에 평화가 다시 찾아오길 바라는 국제 사회와 함께 하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음식료 기업인 네슬레는 러시아에 투자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앞서 네슬레의 경쟁 회사인 프록터 앤 갬블(P&G)과 유니레버도 러시아에 더는 투자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제과 업체 몬델레즈는 식량 공급에 필수적인 활동을 제외하고는 러시아 사업 운영 규모를 축소하겠다고 말했다.
담배 제조사들도 러시아 사업을 중단하거나 축소했다. 필립 모리스는 러시아에서 담배 제조 규모를 줄이겠다고 했고, 임페리얼 브랜즈는 아예 사업을 접었다. 브리티시 아메리칸 타바코(BAT)는 러시아 사업 운영을 지속하지만, 자본적 투자는 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이들 기업이 러시아에서 자발적 철수를 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반강제적으로 사업을 중단한 곳도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어 서방국가들의 경제적 제재로 많은 사업체가 러시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농기계 제조사인 디어 앤 컴퍼니는 미국과 국제 사회가 러시아에 제재를 가하자 2주 전부터 러시아에 화물 운송을 중단하고 인접국인 벨라루스를 우회로로 삼고 있다.
사업의 핵심 부분이 러시아와 연계된 기업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도 하다. 몽골의 비철금속 기업인 마이너 리오 틴토는 러시아로부터 구리 채굴을 위한 연료 공급을 받고 있다. 회사 측은 “우리엔 중국과 러시아란 매우 강력한 주변 이웃 국가가 있다”며 “이들과 평화롭고 건강하고 균형 잡힌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전했다.
한편, 러시아 측은 자국을 떠나는 기업들의 현지 자산을 국유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안드레이 투르챠크 통합러시아당 의원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특수 작전 기간에 러시아에서 철수와 생산 중단을 발표한 기업들의 공장을 국유화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