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3월 인수 본계약을 체결한 후 기업결합심사를 신청한 6개국 중 한국과 유럽연합(EU), 일본에서의 심사결과가 남아 있었고 그중에서도 조선 최대 시장인 유럽에서의 승인 여부가 최대 관심사였다. EU는 결국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분야에서의 독점 우려를 이유로 불허 결정을 내렸고, 메가 조선사 탄생은 불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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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환 나신평 책임연구원은 “대우조선해양 인수와 관련해 현대중공업그룹이 자금을 지출하지 않았고 인수 무산으로 잠재적 재무부담은 소멸할 전망”이라며 “즉각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한기평은 현대중공업그룹의 경쟁력에 주목했다. 김종훈 한기평 책임연구원은 “대우조선해양 인수 성사시 예상됐던 수주경쟁 완화, 통합구매관리를 통한 영업효율성 개선, 시장지배력 강화 등 사업 시너지 창출은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면서도 “인수와 무관하게 현대중공업그룹 조선부문은 글로벌 최고 수준의 사업경쟁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신평은 현대중공업그룹의 재무부담이 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현준 한신평 선임애널리스트는 “대우조선해양 인수 시점에서 현대중공업그룹의 자금 소요는 6000억원 내외로 크지 않지만 인수 후 대우조선해양 실적이나 주가추이 등에 따라 재무부담이 6조원까지도 확대될 수 있다”며 “인수 무산으로 그룹 재무부담 확대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은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계열사별로 현대중공업지주(267250)에 대해서는 긍정적, 현대중공업(329180)과 현대삼호중공업에 대해서는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할 경우 단기적으로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곳이 그룹 지주사인 현대중공업지주이기 때문이다.
또 신용도가 낮은 대우조선해양이 손자회사로 편입되지 않는 점 역시 현대중공업지주 신용도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대우조선해양(042660)에 대해서는 현재 등급전망에 따라 신평사의 분석이 엇갈렸다. 나신평은 EU의 이번 결정이 대우조선해양의 신용도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봤다. 김봉환 책임연구원은 “현대중공업그룹에 인수되면 협력을 통한 사업역량 강화, 자금지원을 통한 재무부담 완화 등을 기대할 수 있었지만 이제 어려워졌다”며 “작년 7월 등급전망을 ‘긍정적’(Positive)으로 부여했으나 EU 불허를 반영해 등급전망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한기평은 이미 작년 10월28일 대우조선해양의 등급전망을 ‘긍정적’에서 ‘안정적’(Stable)으로 하향조정한 만큼 이번 불허결정이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봤다.
한신평은 대우조선해양이 현대중공업그룹에 인수되지 못하면서 경쟁구도 완화, 시너지 창출 가능성이 사라지고 재무적인 지원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김현준 애널리스트는 “자체적인 사업경쟁력과 재무구조가 향후 신용도에 중요하게 반영될 것”이라며 “대우조선해양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의 매각계획 변경 등이 조선업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