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항암신약 ‘펙사벡’의 임상시험이 중단되면서 관련 온라인 게시판에는
신라젠(215600)에 투자했던 기관과 개인투자자들의 불만 목소리가 가득하다. 그런데, 펙사벡 임상시험에 참여했던 환자들의 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찾기 힘들다. 펙사벡 임상시험에 참여한 환자들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결론부터 말하면, 펙사벡 임상시험에 참여 중인 환자들은 더 이상 펙사벡을 쓸 수는 없다. 대신 비교약인 넥사바는 지속적으로 쓸 수 있다. 여기에 드는 비용은 모두 신라젠이 부담한다. 신라젠 관계자는 “임상시험은 중단됐지만 환자들에 대한 지원은 지속된다”며 “약값과 진료비는 임상시험에 준해 모두 회사가 부담한다”고 설명했다.
펙사벡은 2015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3상 허가를 받고 2016년 본격 환자 모집이 시작됐다. 초기 목표는 600명. 이를 두 그룹으로 나눠 한쪽에는 기존 간암 표적항암제인 넥사바와 펙사벡을 순차적으로 쓰는 치료를, 다른 한쪽에는 넥사바만 쓰는 치료를 한 뒤 두 그룹의 생존차이를 비교하는 게 펙사벡 임상3상시험 디자인이다.
펙사벡 임상시험 환자는 2016년 뉴질랜드에서 첫 환자가 등록한 이후 현재까지 400여명의 환자가 펙사벡 임상시험에 참여하고 있다. 회사 예상치의 3분의 2를 채웠다는 의미. 이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무용성 중간평가에서 참가자의 35%가 임상시험에 쓰는 약 이외에 다른 약을 쓴 것이 확인되면서 임상시험이 중단됐다. 이렇게 되면 임상시험에서 두 그룹간 차이를 보였더라도 이게 펙사벡 사용 유무로 인한 차이인지 추가로 쓴 약 때문인지 약효를 검증할 수 없기 때문이다.
펙사벡 임상시험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환자가 △말기상태이면서 △간기능이 좋고 △간암 크기가 작아야 한다. 이런 상태의 환자를 찾는 게 쉽지 않다 보니 펙사벡 임상시험은 참가자 모집에 시간이 걸리고 회사가 예상했던 전체 임상시험 디자인이 순차적으로 길어지게 됐다.
업계에서는 펙사벡 임상시험 참가자가 사망할 때까지 들어가는 약값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한다. 참고로 약 성분이 허가와 다른 것으로 밝혀져 허가취소된
코오롱생명과학(102940)의 퇴행성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의 경우 투여환자 3700여명을 15년간 장기추적하는데 회사 측이 확보해 놓은 예산이 800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