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영섭 청장 “더 벤처스 사건으로 창업팀 피해 없도록 할 것”(종합)

팁스 운영사 창업팀 보유지분 30% 이내로 제한
중기청 “제2의 더 벤처스 사태 막는다”…팁스 선진화 방안 발표
팁스 운영사 정보 공시제도·온라인 팁스 신문고 제도 도입
2018년까지 팁스 운영사 40개 운영…바이오 등 특화형 팁스 프로그램 도
  • 등록 2016-06-22 오후 2:03:34

    수정 2016-06-22 오후 2:03:34

[이데일리 박철근 기자] “더 벤처스 사건으로 창업팀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종 확정 판결 때까지 지원을 계속하겠다. 운영사의 위법행위가 드러나도 다른 운영사를 통해 지원할 예정이다.”

주영섭(사진) 중소기업청장은 2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팁스(민간주도형 기술창업 지원사업) 선진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창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라는 선순환적 창업 모델을 만들기에는 팁스가 최적화 된 모델”이라고 덧붙였다.

앞으로 팁스(민간주도형 기술창업 지원사업) 운영사들은 지원 창업팀의 지분을 30% 이내로만 보유할 수 있게 됐다. 창업팀들이 운영사 선택 및 투자협상시 활용할 수 있도록 운영사가 보유한 팁스 창업팀 평균 지분율·운영실적 등을 포함한 정보를 ‘사이버 팁스타운’에 상시공개토록 했다.

팁스는 고급 기술인력의 창업유입과 민간투자 유치 등 벤처창업 생태계에 긍정적인 역할을 했지만, 최근 더 벤처스 사태처럼 부작용이 발생하면서 팁스 프로그램 운영에 대한 개선의 목소리가 높았다.

중기청은 “그동안 민간 운영사에 자율성을 최대한 부여해 운영했다”며 “팁스 운영사 육성·관리를 위한 제도적 기반이 미흡하고 팁스만의 정체성을 살린 육성 프로그램도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팁스 운영사, 창업팀 지분 30% 이내 보유해야

중기청은 팁스 운영사의 효과적인 관리·감독을 위해 창업지원법을 개정해 구체적인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등록요건을 갖춘 액셀러레이터(창업기획자)의 팁스 운영사 참여를 허용키로 했다.

창업팀의 투자유치를 강화하기 위해 운영사의 창업팀 보유 지분율을 30% 이내로 제한키로 했다. 운영사의 특수관계인 투자도 운영사 지분율에 합산한다. 기존에는 운영사의 보유지분율 제한이 없었다. 운영사가 창업팀에 제공하는 보육·멘토링 서비스 등도 지분율 협상 등에 반영하는 것을 명시적으로 인정키로 했다.

주 청장은 “운영사들의 158개 창업팀 지분보유율은 평균 12%이다”며 “현재도 선진국 수준이지만 창업팀에 대한 투자유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팁스 운영사 및 액셀러레이터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조직·인력·경영상태·투자실적 등을 공개하는 공시시스템을 마련해 상시 공개키로 했다. 운영사의 알선·수재 등 불법·부당 행위에 대해 익명성을 보장하는 온라인 ‘팁스 신문고’ 제도도 도입할 방침이다.

중기청은 “운영사의 금전편취, 알선·수재 등 위법 및 부당 행위에 대해서는 행정조치와 함께 검찰에 고발조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주영섭 중소기업청장(왼쪽에서 세번째)이 2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팁스 선진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중소기업청
◇2018년까지 팁스 운영사 40개로 확대

중기청은 관리·감독 강화 이에도 전략적 육성체계도 발표했다.

주 청장은 “팁스 관련 예산·인프라를 지속 확충해 현재 21개인 운영사를 2018년까지 40개로 확대할 것”이라며 “특히 바이오 등 전략분야의 기술창업 견인을 위해 ‘특화형 팁스 프로그램’을 도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화형 팁스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신규운영사는 바이오·의료분야 전문 투자사가

팁스 프로그램의 벤치마킹 대상인 이스라엘의 T.I(기술인큐베이터) 프로그램과 동일한 수준인 창업 성공률 50% 달성을 성과 목표로 설정·운영키로 했다. 팁스 프로그램의 경우 △인수·합병(M&A) △기업공개(코넥스 포함) △벤처캐피털의 후속투자(건당 20억원 내외) △창업팀 연매출 6억원 초과 등 4가지 중 하나를 달성해야 성공사례로 판정한다.

창업팀 선정평가 시에도 현재 411명인 평가위원 풀을 내년까지 600명으로 확대하고 이중 외국인 전문인력 비율을 10% 이상으로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주 청장 “더 벤처스 사건으로 창업팀 피해 없도록 할 것”

최근 논란이 된 더 벤처스 사건에 대해 주 청장은 “현재 더 벤처스 사건과 관련된 창업팀이 10개”라며 “최종 확정 판결이 나기 전까지는 창업팀에 불이익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검찰 수사결과 더 벤처스의 위법사실이 밝혀지더라도 창업팀은 죄가 없으니 다른 운영사로 전환하는 등 최선의 조치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 벤처스 사건 이후 158개 창업팀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수조사 결과에서 특이한 문제점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중기청은 전했다.

◇투자업계 “관리감독 강화로 선의의 투자자만 남을 것”

이날 자리를 함께 한 류중희 퓨처플레이 대표(팁스운영사 협의회장)는 “이번 방안은 중기청·팁스운영사·창업팀·업계 등이 충분히 의견을 교환하고 만든 것”이라며 “발전방향을 보면 관련 서류 준비 등 할일은 많아지지만 업계 전반의 투명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고영하 엔젤투자협회장은 “제도는 계속 진화하는 것”이라며 “기존 팁스 프로그램에서 미비했던 부분은 상당히 보완됐다. 앞으로도 미비점이 있으면 지속 개선해 팁스 프로그램이 창업생태계 선순환의 대표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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