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홍 보령제약 사장 "카나브, 새로운 역사에 도전"

멕시코 시장 진출 1년만에 점유율 급증
"축적된 임상자료·마케팅 역량으로 다른 국가 성공 자신"
  • 등록 2015-11-04 오후 2:23:29

    수정 2015-11-04 오후 2:32:21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고혈압신약 카나브가 한국 제약업계에서 새로운 역사에 도전하고 실현하고 있습니다.”

최태홍 보령제약 대표이사 사장(58)은 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카나브 해외진출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카나브의 해외 시장 성공 가능성을 자신했다.

최태홍 보령제약 사장
카나브는 보령제약(003850)이 12년 동안 500억원을 투입해 자체기술로 개발한 제품이다. 지난 2010년 국산신약 15호로 허가받았고 지난해 9월 멕시코 시장에 첫 발매됐다.

카나브는 멕시코 진출 1년 만에 빠른 속도로 시장을 잠식해 나가고 있다는 평가다. 보령제약이 이날 소개한 시장 자료에 따르면 카나브는 멕시코 순환기내과에서 지난 7월 안지오텐신수용체 차단제(ARB) 계열 약물 중 점유율 10%를 돌파했다.

지난 8월 마지막 주(8월 29일~9월 4일)에는 처방 점유율 18.8%로 1위에 올랐다. 현 추세라면 멕시코 전체 시장에서 5% 가량의 점유율로 올해 약 5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회사 측은 전망했다.

최 대표는 카나브가 멕시코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한 것만으로도 상당한 성과라고 자평했다. 실제로 국내서 생산한 신약 중 해외에서 처방이 이뤄지는 제품은 LG생명과학의 ‘팩티브’가 유일하다.

최 대표는 “국내개발 신약은 글로벌 시장은 물론 한국 시장에서도 상업적으로 많이 처방된 사례가 거의 없다. 다국적제약사의 제품과의 경쟁에서 힘을 잃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카나브가 대표 이머징 국가로 꼽히는 멕시코에서 다국적제약사와 경쟁해서 인정을 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카나브가 멕시코 시장에서 경쟁하는 유사 약물은 노바티스의 ‘디오반’, 베링거인겔하임의 ‘미카르디스’, 머크의 ‘코자’ 등 다국적제약사의 걸출한 신약 제품들이다.

최 대표는 임상시험에서 검증된 카나브의 효과와 안전성이 해외시장에서의 빠른 안착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신약이 성공하려면 무엇보다 약효가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는데 카나브는 풍부한 임상시험을 통해 검증받았다”고 강조했다. 카나브는 한국에서 1만4000여명의 대규모 임상 시험을 진행했고 국제 저널에 발표한 논문은 43편에 달한다.

세계고혈압학회 등 주요 학회에서 축적된 임상자료를 현지 의사와 환자들에게 정확하게 전달하는 마케팅 전략도 주효했다. 최 대표는 “사실 카나브가 해외엣서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했는데 우수한 효과와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의미있는 성적표를 거뒀다”고 했다.

보령제약은 멕시코 시장을 시작으로 카나브의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시도할 계획이다. 보령제약은 지난 2011년부터 순차적으로 러시아, 브라질, 중국, 인도네시아 등 총 30여개국과 수출 계약을 맺었다. 수출 규모는 총 2억9660만달러(약 3500억원)에 달하고 기술수출료만 2300만달러(약 270억원)를 확보했다.

현재 멕시코, 에콰도르, 온두라스 등 중남미 6개국에서 발매허가를 받았고 추가로 중남미 7개국에서는 내년 발매 허가 완료가 예상된다. 러시아에서는 임상 3상시험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허가신청을 준비 중이다.

선진 의약품 시장인 유럽과 일본 진출도 가시권에 접어들었다. 보령제약은 지난해 12월에는 독일 제약사 AET와 계약을 체결해 유럽 생산기지를 확보했고 일본에서는 내년에 임상시험에 돌입한다.

최 대표는 “한국 신약도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멕시코 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에서도 카나브가 다국적제약사와의 경쟁을 뚫고 시장에 침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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