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마른 회사채 시장에 '대어' 현대차 올까

현대차그룹 한전 부지 매입 효과..회사채 발행 기대
현금보유 유지..기아차, 멕시코 공장증설에 만기도래까지
  • 등록 2014-09-22 오후 3:10:27

    수정 2014-09-22 오후 3:10:27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현대차그룹의 10조원 규모 한국전력 삼성동 부지 매입이 회사채 시장의 기대를 키우고 있다. 초우량 등급을 보유한 현대차를 비롯한 그룹 계열사들이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22일 크레디트 업계에 따르면 이번 현대차그룹의 한전부지 매입이 그룹 재무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리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국내 신용평가사뿐 아니라 해외 신평사들 역시 한전 부지 인수가 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으로 봤다.

현대차(005380)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그룹 3사가 보유한 현금은 30조원으로, 현재 보유한 현금만으로도 한전부지 인수 대금을 조달하는 데 무리가 없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회사채 시장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적정 수준 이상의 현금을 보유하기 위해 추가 자금 확보에 나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전 부지 매입금액은 10조5000억원이지만 토지용도변경에 따른 기부채납과 취득세 등 본격적인 개발 이전까지 소요되는 비용은 12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기아차의 경우 이번 한전부지 인수 외에도 2016년까지 멕시코 공장을 증설해야 하고 내년 3000억원의 회사채 만기도 도래하기 때문에 회사채를 추가 발행해 이에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최근 회사채 시장에서 우량 등급의 회사채에 대한 수요가 몰리고 있어 발행 여건도 좋다. 우량등급 기업들은 저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이미 AA급 기업들이 사상 최저금리로 자금을 조달한 바 있고, AA급 이상 회사채의 수요예측 흥행도 지속되고 있다.

특히 현대차는 신용등급 ‘AAA’, 기아차와 현대모비스는 신용등급 ‘AA+’로, 현대차그룹은 초저금리에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이 한전부지 인수를 계기로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면 이는 3년 만에 회사채 시장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지난 2011년 각각 3000억원과 2000억원 회사채 발행한 것이 마지막이다. 현대모비스는 2010년 6월에 1000억원을 발행한 바 있다.

최종원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의 보유 현금은 충분하나 자금운용의 융통성 등을 고려해 회사채 발행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며 “기아차도 공장증설 등이 예정돼 회사채 발행을 포함해 차입금을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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