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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회의는 현대·기아차 해외 법인장 등 총 6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올 한해 지역별 실적과 주요 현안 및 내년 생산· 판매전략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현대차는 올 한해 내수가 부진했지만 해외시장에서 선방하면서 전체적으로는 7.8% 판매가 늘었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올해 현대차 실적을 끌어올린 주역인 만큼 해외 법인장의 노고를 위로하면서도 “미국이 돈줄을 죄면서 시장별로 수요가 달라질 수 있다. 환율 추이를 포함한 글로벌 경영환경을 면밀히 분석해 시장 변화에 미리 대응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특히 신흥국에 풀린 돈이 빠져나가면서 전략시장인 동남아나 브라질 같은 신흥국 경제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현대차로서는 주력 시장인 미국과 중국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는 터라 타격이 커질 수 있다. 게다가 일본 정부가 ‘아베노믹스’를 추진하면서 엔화가 1달러 당 100엔을 돌파할 정도로 엔저가 심화하고 있다. 미국을 포함한 주요 수출시장에서 일본 차와 경쟁하는 현대차로서는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정 회장은 결국 시장 환경이 급변하고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살아남을 방법은 기본기를 다지는 길 밖에 없다고 본 것이다. 그가 “생산과 판매 전 부문이 기본으로 돌아가 기초 역량을 탄탄하게 다져야 한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자동차 품질과 성능, 마케팅이나 고객서비스를 포함한 전 분야에서 탄탄한 기본기가 받쳐줘야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는 뜻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판매나 수출같은 실적보다 기본을 강조했다는 점은 (회사 내부적으로) 더 큰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면서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맞춰 대응책을 마련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