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13년만에 첫 투자 결실 일궈낸 '鐵人의 눈물'

김경일 KG동부제철 생산본부 건설투자실장 '화제의 주인공'
10일 KG동부제철 컬러강판 준공식 투자경과보고 당시 울컥
1994년 입사후 27년간 묵묵히 자리 지켜..회사 정상화에 감격
"KG 인수후 희망 불씨 살려..누구나 일하고 싶은 직장으로 손꼽힐 것"
  • 등록 2021-05-12 오후 1:34:52

    수정 2021-05-12 오후 9:32:26

[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너무 자랑스럽고 감격스러워 숨이 벅차오릅니다.”

김경일(53·사진) KG동부제철 생산본부 건설투자실장(상무)은 지난 10일 KG동부제철 당진공장에서 진행된 컬러강판 생산라인 및 기술연구소 준공식에서 투자경과를 보고하던 중 숨이 차다며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주변에선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라 마스크를 쓴 채 말을 하는 바람에 숨이 찬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컬러강판 준공식이 실현된 것이 너무 감격스럽다며 울먹이기까지 했다.

앞서 KG동부제철의 전신인 동부제철은 2004년 인천공장 컬러강판(4기) 투자 이후 컬러강판에 대한 투자를 하지 않았다. 김 상무로선 이번 컬러강판 증설이 2007년 열연공장 신설 이후 약 13년 만에 이뤄진 설비투자라는 점에서 감회가 새로울 수밖에 없었던 셈이다.

▲김경일 KG동부제철 생산본부 건설투자실장(상무)이 10일 KG동부제철 당진공장에서 진행된 컬러강판 생산라인 및 기술연구소 준공식에서 KG그룹 임직원들에게 투자경과를 보고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김 상무는 이번 컬러강판 2기 생산라인 건설을 총괄지휘한 책임자로 KG동부제철의 산증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94년 첫 직장으로 동부제철(현 KG동부제철)에 입사한 그는 서울 본사에 있다 1999년 9월 당진공장 냉연공장이 가동되면서 당진공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당진공장 냉연공장은 건설과정에서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건설이 중단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이후 철강업황 호황이 2004년까지 이어지면서 동부제철은 제2의 도약을 선언하며 열연(전기로)공장 건설을 결정했다. 하지만 2009년 리먼사태로 스크랩가격이 폭등하면서 동부제철은 매년 1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경영이 악화됐다. 결국 동부제철은 2014년 채권단의 손에 넘어가게 됐다.

김 상무는 당시 베트남 고로건설을 위한 파견근무를 하고 있었으며 2017년 베트남공장을 매각한 후에야 국내로 복귀할 수 있었다. 그는 “국내로 돌아와서 전기로를 매각하는 업무를 담당했지만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이란제재 영향으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란 업체에 매각할 수 없었다”며 “상황이 꼬이면서 회사 정상화는 요원한 것처럼 보였다”고 회고했다.

▲KG동부제철 당진공장 컬러라인 및 기술연구소 준공식이 10일 오후 충남 당진 송악읍 KG동부제철 당진공장에서 열렸다. 곽재선(오른쪽 다섯 번째부터) KG동부제철 회장, 김홍장 당진시장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번 신규 칼라라인(No.5 CCL, No.6 CCL 등 2기) 준공으로 KG동부제철의 칼라강판 생산능력은 기존 연간 50만톤에서 80만톤으로 확대됐다. (사진=노진환 기자)
동부제철의 반전은 2019년부터 시작됐다. 인수후보가 전무했던 동부제철을 KG그룹이 인수의향을 타진했기 때문이다. 김 상무는 그 해 4월 KG그룹, 산업은행 등이 가진 사전미팅에서 ‘인수후 경영정상화’ 방안에 대한 리포트를 작성해 실제 브리핑까지 했다. 경영정상화 방안에 담겨있던 내용이 지금의 당진공장 컬러강판 생산라인 증설이다. 김 상무는 경영정상화 방안으로 향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컬러강판 4기와 아연(도금)공장 설비 확충 등을 제안했다.

그후 9월 동부제철을 품에 안은 곽재선 KG그룹 회장은 곧바로 950억원가량을 투자하는 컬러강판 2기 건설을 결정했다. 김 상무는 이를 계기로 현재의 건설투자실을 직접 세팅하고 2020년 4월부터 생산라인 착공에 착수했다. 김 상무는 “KG그룹의 인수설이 나왔을 때만해도 (인수 후 재매각 등)여러 소문이 돌았던 터라 퇴사할 생각마저 했다”며 “하지만 실제 인수후 곽재선 회장께서 투자를 결정하자 새로운 희망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컬러강판 준공이 현실이 될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며 “이제는 회사에 출근하는 보람이 생겼다”고 했다.

김 상무는 특히 건축자재용 컬러강판을 생산하는 6호 라인의 경우엔 아시아 최고의 생산 속도인 200mpm(분당 200m의 강판 생산)을 실현한 설비라고 강조했다. 전세계 유례없는 생산 속도로 독보적인 원가경쟁력을 갖추게 됐기 때문이다. 김 상무는 “곽 회장께서 기념사를 통해 언급했듯이 앞으로 7, 8, 9기 컬러강판 생산라인이 순차적으로 완공되면 현재 경쟁사인 동국제강도 따돌릴 수 있을 것”이라며 “KG동부제철은 이제 희망이 넘치는 강한 철강사로 누구나 일하고 싶은 직장으로 손꼽힐 것”이라고 엄지를 치켜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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