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직원병 가족대책위, 삼성전자 온양사업장 방문

일했던 생산라인 현장 둘러보고 보건관리 현황 점검
 “경험에서 우러난 환경안전 자문활동 지속할 것”
  • 등록 2017-06-01 오전 11:00:00

    수정 2017-06-01 오전 11:00:00

삼성 직업병 가족대책위원회가 지난달 31일 삼성전자 온양사업장을 방문해 생산현장의 환경 안전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삼성 직업병 가족대책위원회(가대위)가 31일 삼성전자(005930) 온양사업장을 방문해 생산라인을 직접 살펴보며 환경안전 관리 현황을 점검했다. 또 자신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조언하는 등 자문활동을 벌였다.



가대위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에서 근무 중 또는 퇴사 후 병을 얻은 것과 관련해 보상을 요구하며, 삼성전자와 협상을 벌이던 피해자나 그 가족으로 구성된 단체다.



가대위 송창호 대표와 김은경 간사, 유영종·이선원·정희수씨 등 5명은 이날 온양사업장 모듈라인과 4라인을 방문해 반도체 생산현장을 직접 살펴보고, 궁금한 사항에 대해 질문했다.



송창호 대표는 “PCB(인쇄회로기판) 장착 설비의 PM(유지보수) 때 발생할 수 있는 유해물질 확산을 막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하고 있느냐”고 묻고 PM 작업 내용을 직접

점검했다. 또 “번인(Burn-in) 공정의 작업 온도와 작업후 배출시 조건은 어떻게 되느냐”고 확인하며 충분한 냉각 시간이 확보되도록 시스템적으로 관리할 것을 당부했다.



김은경 간사는 제품이 담긴 무거운 상자를 여직원들이 직접 운반하는지를 확인하며 근골격계 질환 유발요인이 있는지 여부 등을 점검했다. 또 PCB 제조장비 주변의 잔류물에 대한 관리도 철저하게 할 것을 조언했다.



가대위는 이날 폐기물 수거함까지 직접 확인하는 등 세밀하게 근무환경을 점검했고, 삼성전자는 가대위의 제안을 적극 수용해 작업장 환경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이날 방문은 가대위가 수행중인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에 대한 안전 자문활동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특히 송창호 대표와 김은경 간사는 본인이 반도체 생산현장에서

일한 적이 있어 안전 관리와 관련해 경험에서 우러난 개선안을 제시했다. 송 대표는 1993년부터 5년간 온양사업장에서 근무했으며, 퇴직 후 9년만에 림프종이 발병했으나 현재는 완치됐다. 김 간사도 1991년부터 5년간 온양사업장에 근무했으며 퇴직 후 9년만에 백혈병에 걸렸으나 지금은 건강을 회복한 상태다.



송 대표는 “사회 초년생부터 직접 경험했던 현장을 둘러보니 감회가 새롭다”며 “가대위와 삼성전자의 합의에 따라 보상이 잘 이뤄졌으니 앞으로는 작업장을 더 건강하게 만드는 데 이바지하겠다”고 말했다.



김 간사는 “20년전 퇴직한 뒤 다시는 볼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던 옛 일터를 다시 간다는 생각에 밤잠을 설쳤다”며 “선배들의 노력으로 작업환경이 많이 발전했는데, 가대위도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가대위는 반올림과 함께 활동하던 피해자와 가족이 지난 2014년 따로 분리해 꾸린 단체다. 가대위는 ‘사회적 부조’를 취지로 삼성전자가 진행하는 보상안에 ‘협력사 직원도 똑같이 보상하라’, ‘평균임금에 물가 인상률을 반영하라’는 요구를 관철한 뒤 합의했다. 또 자체 보상 접수 창구를 운영해 피해자들의 접수를 지원하기도 했다.



가대위는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시설의 환경안전과 관련해 다양한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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