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 브라질 제철소 가동 지연…장세주 회장 부재 영향?

CSP 제철소 화입 시점 내년 2분기로 연기
현지 인프라 열악, 철강시황 회복 지연 탓
장 회장 구속 이후 경영공백…조만간 판결
  • 등록 2015-11-04 오후 2:20:18

    수정 2015-11-04 오후 2:26:24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이데일리 이재호 기자] 동국제강(001230)이 건설 중인 브라질 CSP 제철소의 가동 시점이 내년 2분기로 연기됐다. 장세주 회장의 부재가 회사 경영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동국제강은 CSP 제철소의 화입 시점을 내년 2분기로 변경하고 브라질경제사회개발은행(BNDES) 등 대주단에 통보했다고 4일 밝혔다.

동국제강은 포스코(005490), 발레와 합작해 브라질 북동부 쎄아라주에 연산 300만t 규모의 CSP 제철소를 짓고 있다. 총 투자액은 54억6000만 달러다. 10월 말 현재 공정률은 95.7% 수준이다.

당초 연말 시운전을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공정률이 당초 계획보다 3.7%포인트 지연되고 있다. 현지의 노동 환경과 행정 절차가 예상보다 열악한 데다 브라질 주정부가 약속한 철광석 하역 시스템, 슬래브 운송 도로 등의 인프라 건설이 계획 대비 10% 이상 늦어지면서 완공 시점이 연기됐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제철소 건설은 서두를 수 있지만 인프라가 완공되지 않으면 공장을 정상 가동할 수 없다고 판단해 고로 가동을 연기했다”며 “세계 철강 시황 회복이 늦어지고 있는 점 등도 화입 시점을 재조정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장 회장의 공백이 CSP 프로젝트 추진 등 경영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장 회장은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 중이며 이달 중 확정 판결을 앞두고 있다.

장 회장은 브라질에서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을 만나 제철소 건설 지원을 약속받는 등 초기 단계부터 CSP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해 왔다. 하지만 장 회장이 구속된 이후 브라질 주정부의 지원이 축소되는 등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최근 후판 사업 구조조정 등을 진행하며 질적인 측면의 원자재 조달이 중요해진 만큼 CSP 제철소 가동을 서두르지 않고 조업 안정성을 높여 고품질의 슬래브를 생산하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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