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정민 기자] 아이폰 도입, KT-KTF 합병 등 굵직한 과제를 무난하게 처리해 온 이석채 KT 회장의 연임이 사실상 확정됐다.
KT는 21일 이사진으로 구성된 CEO추천위원회를 열고 이석채 회장의 연임안을 의결했다.
내년 3월, 주주총회가 남아있지만 KT의 지분구조상 CEO추천위원회에서 결정한 내용이 뒤집힐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사진은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경영권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통신업계에서는 이 회장 연임으로 KT가 안정적 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장은 행정고시 7회로 관가에 발을 디딘후 경제기획원, 농림수산부 등 다양한 부처를 거치며 경력을 쌓은 정통 경제관료 출신이다. 1995년 2대 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내며 정보통신업계와 끈끈한 인연을 맺었다.
2009년 3월, KT 회장에 선임돼 KT와 KTF 합병을 진두지휘하고 아이폰 도입에 앞장서는 등 KT의 체질 전환에 결정적 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KT 임직원들은 이 회장이 큰 그림을 그리는데 발군의 통찰력을 보여줬고 과감한 추진력도 장점이라고 말한다.
KT 고위 관계자는 “스마트폰 도입, 콘텐츠 사업 강화, BC카드 인수 등 KT의 체질을 바꾸는 전환점마다 이 회장의 결단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며 “임직원들에게 항상 새로운 사고와 열린 마인드를 요구하고 앞장서 솔선수범하는 CEO”라고 말했다.
이 회장의 앞날에는 과제도 산적해 있다. 우선 계속 지연되고 있는 롱텀에볼루션(LTE)사업 진출 문제가 꼽힌다. 시민단체의 소송에 발목이 잡혀 2세대(G) 통신사업 종료가 지연되면서 막대한 손실을 입고 있는 상황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가입자 수가 100만명 이상 벌어지면 아무리 마케팅비를 쏟아부어도 추격에 한계가 있다”며 “주파수 전략 실패로 인한 손실을 메우기 위해서는 상당한 출혈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낙하산 인사, 종합편성 채널 출자 등 정치적 이슈에 휘말려 에너지를 낭비해 온 전철을 다시 밟지 않도록 ‘오너십’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KT는 이석채 회장 연임을 계기로 그동안 인수합병한 이업종 간의 시너지를 창출하는데 힘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