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양보`..현대차 노사 "아반떼 생산 늘린다"

(종합)"글로벌 경쟁력 갖춘 소형차 수출증대"
"궁극엔 `유연생산방식`으로 이어져야"
노사협의체 상설화..생산유연성·고용안정 틀 마련
  • 등록 2009-03-31 오후 5:14:36

    수정 2009-03-31 오후 5:14:53

[이데일리 문영재기자] 국내 1위 생산업체인 현대자동차 노사가 31일 공장별 일감나누기(생산물량 조정)의 첫단추를 뀄다.

현대차 노사는 이날 오후 울산공장 아반떼룸에서 열린 물량조정위원회에서 공장 간 생산물량 조정에 전격 합의했다. 지난달 24일 물량공동위 상견례를 가진 이후 5주일 만이다.

이번 합의는 궁극적으로 글로벌 메이커들이 앞다퉈 도입하고 있는 `유연생산방식`에 한발 다가갔다는 의미와 함께 소형차 수출확대에 청신호가 켜진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 글로벌 경쟁력 갖춘 소형차 수출증대 기대

노사 양측은 이날 울산 3공장에서 올 7월 하이브리드카를 생산하고 2010년쯤 신차를 투입키로 합의했다.

또 울산 2공장에는 3공장과 아반떼를 공동생산하고 2010년쯤 신차를 투입하는 한편 투싼 후속모델의 판매량이 늘어날 경우 5공장과 공동생산키로 했다.

울산 1공장의 경우 베르나를 증산하고 2010년쯤에 신차를 생산키로 했다.

◇ "아반떼 생산 늘린다"..베르나도 생산량 확대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합의에 대해 현대차가 최근 경기침체로 글로벌 수요가 늘고있는 소형차 수출에 적극 대응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수출이 밀린 `아반떼`를 울산 3공장과 2공장에서 공동생산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또 울산 1공장의 `베르나` 생산량도 늘릴 수 있게 됐다.

레저차량(RV)을 주로 생산하는 울산 2공장은 그동안 경기침체 여파로 잔업이 없는 `8+8근무`와 일시휴무를 반복해 왔다. 반면 울산 3공장은 소형차 수요가 급증하면서 일손이 모자라 공급부족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합의로 생산불균형 해소는 물론 소형차 증산의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장규호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공보부장도 "생산 불균형으로 초래된 조합원들의 임금격차를 줄이고 고용불안 심리를 완화하는 성과를 거두게 됐다"고 평가했다.

◇ 노사협의체 상설화..생산유연성·고용안정 틀 마련

현대차 노사는 이번 합의를 이끌어내면서 경영환경 변화에 대해 물량공동위를 중심으로 탄력적 대응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 방안도 강구했다.

현대차 노사는 수요변동에 따라 발생하는 생산공장간 물량불균형을 해소키 위해 노사 협의체를 상설화하기로 했다. 그 위상과 역할에 대한 기준도 정해 장기적인 생산유연성과 고용안정의 틀을 마련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앞으로 일감을 조정할 때 업무 효율성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며 "질적, 양적인 생산 효율성의 획기적인 향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 궁극적으론 `유연생산방식`으로 이어져야

현대차(005380) 노사의 이번 합의는 위기 극복을 위한 공동 노력의 결실로도 받아들여진다. 특히 지난달 24일 물량공동위 상견례를 가진 뒤 한 달여 만에 빠른 합의를 도출한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노사 양측이 이번에 보여준 신속한 합의는 생존 위기에 처한 자동차산업의 불황 국면을 헤쳐 나가기 위해 소형차 증산과 수출확대가 절실하다는 현실을 공감한 데 따른 것으로 해석했다. 과거 현대차는 생산물량을 조정할 때 노사협의를 통해 추진했으나 공장 간 이해 다툼과 형평성 조율의 어려움으로 6개월 이상 질질 끈 사례도 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기계산업팀장은 "벌써 물량조정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어야 한다"며 "글로벌 업체들처럼 유연생산방식이 정착돼야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사 양측이 합의를 이뤄냈지만 실제 생산현장에 반영되기까지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생산설비를 갖추고 근로자들에 대한 추가적인 교육 등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 현대자동차 노사 양측은 31일 물량공동위원회에서 공장 간 생산물량 조정에 합의했다. 윤해모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장과 강호돈 현대차 울산공장장(사진 왼쪽부터)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현대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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