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중고차 수출단지 이전, 걸림돌 산재…“정부 지원해야”

IPA, 남항 중고차 수출단지 조성 추진
카마존㈜ PF 조달 고충…사업지연 우려
남항 우회도로 건설 등 사업과제 수두룩
"정부·인천시 지원해야, 특별법도 필요"
  • 등록 2024-08-12 오후 3:12:05

    수정 2024-08-12 오후 7:21:51

[인천=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인천항만공사(IPA)가 인천 남항 일원에서 중고차 수출단지 조성 사업을 추진하는데 민간사업자의 자금 마련이 어려워 차질이 우려된다. 주민은 수출단지 조성에 따른 분진피해 최소화를 위해 남항 우회도로(교량+도로) 건설을 요구하고 있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정치권은 정부와 인천시 지원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인천 남항 스마트 오토밸리 조성 사업 위치도. (자료 = 인천시 제공)
12일 IPA, 인천시 등에 따르면 IPA는 지난해 5월 카마존㈜와 중고차 수출단지인 스마트 오토밸리 조성 사업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다. 이 사업은 중구 남항에 중고차 수출단지를 조성해 연수구 옛 송도유원지 일원에 있는 중고차 수출단지를 이전하는 것을 포함한다.

카마존, PF 조달 어려움 겪어

시행사인 카마존㈜는 신영, 중흥토건, 오토허브셀카, 신동아건설, 리버티랜드 등 5개 회사가 투자한 컨소시엄이다. 카마존은 지난 1일 인천지방해양수산청에 수출단지 조성 실시계획 승인을 요청했다. 이 사업은 1단계로 카마존이 IPA 소유의 남항 부지 20만㎡를 30년간 장기 임차해(20년 연장 가능·연 임차료 40여억원) 중고차 수출단지를 운영하고 중고차업체 등에 공간을 임대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구조이다. 2026년 하반기 개장해 옛 송도유원지 중고차단지 등을 이전할 계획이다. 2단계 사업은 남항 석탄부두가 이전하면 19만㎡ 규모로 추진한다. 스마트 오토밸리는 건물 형태로 들어서고 중고차 보관·전시·수출이 이뤄진다. 사업비는 4370억원(1단계 2000억원+2단계 2370억원)을 투입한다.

그러나 카마존이 사업비 마련을 위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조달에 어려움을 겪어 추진에 난항이 예상된다. 남항 일대 주민들은 중고차 수출단지가 들어서면 중고차를 싣고 오는 트럭 등으로 인해 공기질이 악화된다며 아파트단지에서 멀리 떨어진 곳(서해대로~수출단지)에 우회도로를 건설해달라고 요구했다. IPA는 최근 도로 신설을 항만기본계획에 반영해달라고 해양수산부에 요청했고 이르면 올해 말 반영 여부가 정해질 전망이다.

인천 연수구 옛 송도유원지 중고차 수출단지 모습. (사진 = 연수구 제공)
현재 옛 송도유원지 일원 중고차 수출단지는 50만㎡ 규모로 1300여개 업체가 2만대의 중고차를 보관하고 있다. 이곳은 수십년간 중고차 정비·판매로 환경 오염과 화재, 도시 미관 훼손 등의 문제가 있어 주민들은 중고차단지를 신속히 남항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지난 2021년 1월에는 옛 송도유원지 일원 중고차단지에서 불이 나 차량 80여대가 탔다.

“정부·인천시가 지원해야”

옛 송도유원지 토지 소유자들은 최근 인천시에 도시개발사업을 신청했지만 시는 승인을 보류했다. 난개발 방지와 경제자유구역 지정 검토를 위해서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옛 송도유원지를 포함해 송도테마파크 부지 등을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하기 위한 용역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옛 송도유원지 일원 땅값이 올라 경제자유구역 지정 타당성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송도 일부 주민은 옛 송도유원지의 오락·휴양 기능을 복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승분 인천시의원은 “송도 중고차단지에서 연간 10만대 이상의 중고차가 거래되면서 환경 오염, 화재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중고차단지 이전은 지역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필수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이 사업을 위해 남항 중고차 수출단지 조성이 시급하다”며 “정부와 인천시 지원과 함께 스마트 오토밸리 조성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 해양수산부, IPA 등이 참여하는 범부처협의체도 구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카마존 측은 “PF 시장 불안정으로 대출이 어려워 사업 진행에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와 인천시가 정책적으로 지원해주길 바란다. 법·조례 제정으로 스마트 오토밸리 사업을 지원하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IPA는 “스마트 오토밸리 조성이 잘 되길 바란다”며 “옛 송도유원지 중고차단지 이전을 통해 지역문제를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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