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책임투자 ETF 속속 출시…흥행은 아직

한화에 이어 하이운용도 ESG ETF 출시
삼성·미래 1월 예정…거래소에 상장심사 신청
ESG ETF 거래량·순자산 증가 미미…"흥행 아직"
"ESG 투자 평가할 잣대 아직 없어"
  • 등록 2017-12-14 오후 12:20:47

    수정 2017-12-14 오후 3:39:48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ESG) 요인을 고려한 상장지수펀드(ETF)가 속속 출시되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이 첫발을 내디딘 데 이어 하이자산운용도 최근 ESG ETF를 내놨고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도 다음 달 출시를 앞두고 있다. 다만 새롭게 출시된 ESG ETF 상품이 아직은 거래량 부진을 겪는 등 시장의 관심을 끌지는 못하는 모습이다.

ESG ETF 잇달아 출시…삼성·미래는 1월 예정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이자산운용은 전날 ‘하이 FOCUS ESG 리더스 150 ETF’를 상장했다. 이 펀드는 사회책임투자(SRI) 우량기업으로 구성된 ‘KRX ESG 리더스 150 지수’를 추종한다. 하이자산운용은 지난 4월 공무원연금 출신의 최영권 대표 취임 후 사회책임투자를 운용철학으로 내세워 5월 SRI 액티브펀드를 내놓았고 이번에 패시브인 ESG ETF를 출시했다. 업계에서는 한화자산운용이 ESG ETF를 가장 먼저 내놨다. 지날 8월 말 상장한 ‘ARIRANG ESG우수기업 ETF’는 비재무적(ESG) 요소와 재무적(스마트베타) 요소를 접목시켰다.

미래에셋자산운용와 삼성자산운용도 내달 관련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ESG ETF 상장을 위해 지난주 한국거래소에 상장심사를 신청했고 삼성자산운용은 이번 주 내로 신청한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거래소 상장심사 기간을 고려하면 1월 말께 ESG ETF가 상장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모두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과 계약을 체결, MSCI ESG를 기초지수로 삼는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ESG 투자는 액티브, 패시브, ETF 등으로 할 수 있다”며 “ESG는 우량기업에 장기 투자하는 콘셉트이므로 투자자 입장에서는 수수료가 낮은 ETF가 효율적 대안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12월은 13일 기준
ESG ETF 거래량 미미…“흥행까지는 아직”

다만 아직 ESG ETF가 시장에서의 움직임은 크지 않다. 지난 8월에 상장한 한화자산운용 ESG ETF 거래량 추이를 보면 9월에는 하루 평균 2만주 가까이 거래가 됐으나 10월에는 518주로 급감했고 11월에는 180주에 불과하다. 이달에도 여전히 120주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 펀드의 설정과 환매를 통한 순자산 추이만 봐도 신탁원본액 100억원에서 3개월 남짓한 기간에 19억원 늘었다.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ESG 투자는 단순한 테마가 아니다”며 “특히나 기관투자자들의 투자가 필수이므로 꾸준한 트랙 레코드를 쌓아갈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선제적으로 상품을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기초지수가 경쟁사에 비해 ESG 투자에 보다 특화됐다”며 “스마트베타 운용을 접목해 기업의 사회공헌 투자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ESG 시장에서도 아직 ETF는 활성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평이다. 시장조사기관인 씨티 리서치에 따르면 미국의 ESG 자산은 8조7230억달러(약 9520조원) 규모이며 이 가운데 관련 ETF는 60개로 44억달러(약 4조8000억원) 수준이다. 미국에서도 ETF가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ESG 투자 성격을 봤을 때는 수익률만 따져서는 안 되고 투자자 입장에서 또 성과를 무시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국내에서 아직은 ESG 투자를 평가할 잣대가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개인보다는 기관투자자들의 자금을 끌어와야 하는데 아직 국민연금에서 스튜어드십 코드 기준을 명확하게 잡지 않아 기관들이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며 “개인투자자들은 상품별 기초지수를 꼼꼼히 따져 투자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단위:십억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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