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콘 업계, 공장 이전 선거공약에 ‘난감’

20대 총선 후보, 삼표·한일 등 서울시내 공장 이전 공약 내걸어
레미콘 업계 “대체부지 마련 난항, 혐오시설 매도 곤란”
  • 등록 2016-04-07 오후 1:39:10

    수정 2016-04-07 오후 1:39:10

[이데일리 박철근 기자] 레미콘 업계가 오는 13일 치러지는 20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특히 이번 총선에서 서울 지역에 출마한 후보들이 삼표, 한일레미콘 등 서울 시내에 공장을 보유한 회사들의 공장 이전 문제를 공약으로 내걸었기 때문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에 남아 있는 레미콘 공장은 삼표(성수동, 풍납동), 한일시멘트(003300)(개봉동), 천마콘크리트(세곡동), 신일씨엠(장지동) 등 5곳이다.

지난 1996년부터 서울시가 시내 레미콘공장 이전을 본격화했지만 이들 5곳은 대체부지를 마련하지 못해 이전하지 못하고 있다. 주민 민원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 총선에서 일부 후보들이 이전 공약을 내세우면서 더 난감한 상황이 됐다.

서울 구로갑 지역구에서 3선을 노리는 이인영(더불어민주당) 후보는 한일레미콘 공장의 이전을 반드시 완수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그동안 지역주민의 민원에 적극 대응하면서 환경친화적인 공장 운영을 했지만 최근 고척돔 구장 등 서울 서남부권 개발이 이어지면서 한일시멘트 공장의 이전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부상했다.

삼표의 성수동 공장은 상황이 더욱 복잡하다.

선거 이전에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이전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임기 내 이전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뜻을 성수동 주민들에게 전달했다. 성동구청장도 공장 이전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서울 중구, 성동구갑 지역에 출마한 후보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삼표레미콘 문제를 들고 나왔다. 김동성(새누리당) 후보는 삼표레미콘 부지에 특급호텔 유치를, 서경선(국민의당) 후보는 삼표레미콘 이전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지역주민들이 삼표레미콘 이전을 바라는 요청이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표의 성수동 공장은 자체 부지가 아닌 임대차 계약을 통해 운영 중이어서 토지 소유주인 현대차그룹과도 상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레미콘 업계는 선거철만 되면 등장하는 공장 이전 이슈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선거철만 되면 표심을 잡기 위해 공장 이전 문제를 공약으로 내거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며 “레미콘 공장을 무조건 혐오시설로만 치부하는 것은 전형적인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수십년 동안 공장을 운영하면서 인근 지역의 공사에 필요한 레미콘 물량을 공급했다”며 “최대 1시간 30분 내에 레미콘을 공급해야 하는 업종의 특성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는 공장 이전을 약속하면 이전부지 마련에 협조도 있었다”면서 “대체부지 마련도 현실적으로 어려울 뿐만 아니라 현재 공장 인근 주민들도 반대하는 데 이전부지 주민들은 가만히 있겠느냐”고 덧붙였다.

서울 구로구 개봉동에 있는 한일시멘트 공장 전경. 사진= 이데일리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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