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기자회견, 제 점수는요…” 野 비판 ‘봇물’

  • 등록 2014-01-06 오후 3:57:29

    수정 2014-01-06 오후 3:57:29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야권이 6일 열린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에 대해 “기대했던 소통은 없었다”며 일제히 비판하고 나섰다. 대선개입 의혹에 대한 특별검사제도 도입 등 야권이 일제히 요구해왔던 사항에 대해서 화답은 없는 채 기존 입장을 반복해 주장했다는 이유다.

김관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을 점수로 매긴다면 얼마를 줄 것이냐”는 질문에 “전체적으로 낙제점인 40점을 주고 싶지만 어쨌든 첫 번째로 기자회견장에 나왔다는 점과 남북관계 부분을 조금 더 평가해서 후하게 50점 주겠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기자회견장이 쌍방향 소통의 장이 아니라 일방적인 국정홍보의 장이 되고 말았다. 국민들은 잘 짜인 한편의 각본보다 솔직한 대화를 원한다”며 “소통을 얘기하면서 법과 원칙을 강조한 것은 청와대가 일방적인 기준을 가지고 만나고 싶은 사람들만 골라서 만나겠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라고 밖에 볼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정의당은 박 대통령의 기자회견에 대해 “지난 1년 불통정치에 대한 기억상실, 그 자체다”라고 비판했다. 이정미 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브리핑에서 “이제 지난 1년 차갑디 차가웠던 정권이 너무 가혹하고 잔혹한 정권이 될까 두렵다”며 “정작 듣고 싶은 말은 모두 생략하고 뭉개시면서 1년 전 하신 경제발전 구상에 대한 말씀만을 재탕삼탕했다. 민주주의고 소통이고는 뒷전이고 이제 국민들은 이해하기조차 어려운 경제교본을 외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국민의 정당한 요구는 불법적인 떼쓰기로 규정됐고 앞으로는 대통령의 기준에 맞지 않은 모든 행위에 대해서는 가차 없이 진압하겠다는 시퍼렇게 날선 경고를 던지셨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통합진보당은 이날 있었던 천주교 정의구현 사제단의 새해 첫 시국미사의 첫 머리를 인용하며 더욱 강도 높게 비판했다. 홍성규 진보당 대변인은 “오늘 기자회견은 ‘자랑스러운 불통’을 당당하게 선포한 것을 넘어 박근혜 정권의 인식수준이 40년 전 유신독재시절에 그대로 머물러 있음 또한 확인시켜주었다”고 강조했다.

홍 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말한 ‘경제혁신 3개년계획’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제3차 경제개발5개년 계획’을 연상시킨다며 “‘먹고사는 문제가 중요하지 그깟 민주주의가 뭐가 중요하냐’는 것이 지난 독재정권의 논리를 그로부터 40년도 더 지나서 박근혜 정권은 똑같은 논리를 들이밀었다”고 비판했다.

안철수 무소속 의원 측은 “박 대통령의 기자회견에서 경제활성화가 국정 운영의 우선순위에 둔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금태섭 새정치추진위원회 대변인은 “특히 경제혁신 3개년 계획과 3대 추진전략을 밝히면서 내수 활성화를 통해 균형 있는 경제를 만들겠다고 강조한 것은 수출 일변도 정책의 문제점을 개선하려는 노력으로 이해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금 대변인은 “국민의 삶이 무너지고 있는 엄중한 현실에 대한 인식부족으로 민생에 대해서는 원론적 언급으로 일관해 국민의 기대에 미흡하다”며 다른 야권의 목소리와 궤를 같이했다. 그는 “기초 노령연금 등 공약 미이행 또는 후퇴에 대해서 국민들에게 아무런 설명도 없었고, 그동안 끊임없이 약속해 온 경제민주화와 복지에 대한 언급이 아예 빠진 데 대해서도 실망을 금할 수 없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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