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한규란 기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에 도전장을 던진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대한체육회 부회장)의 꿈은 이뤄질 수 있을까.
조 회장의 IOC위원 선출 여부는 오는 3~4일(한국시간) 스위스 로잔에서 열리는 IOC 집행위원회에서 사실상 결정된다. IOC는 이날 열리는 임시총회 중 집행위원회를 열고 IOC위원 추가 선출 여부를 논의한다. 추가 선출을 결의하면, 예비후보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후보자는 오는 9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IOC 총회에서 찬반 투표(과반수 찬성)를 거쳐 위원으로 정식 선출된다.
현재 조 회장은 IOC 집행위 내부에서 호감을 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은 지난 2009년 9월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위원장을 맡아 지구를 열세바퀴 돌며 전 세계 IOC위원, 국체 스포츠계 인사들과 친분을 쌓았다. 총 34회 해외출장 길에 올라 무려 51만㎞의 대장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등 한국의 IOC 위원들이 조 회장의 측면 지원에 나설지도 관심사다.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달 20일 출국해 일본에 머물다 이틀 뒤 프랑스 파리로 향했다. 삼성 측은 조 회장을 지원하는 것과는 무관하게 사업 구상차 파리에 갔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재계 안팎에서는 이 회장이 자크 로게 IOC 위원장과 친분이 각별한 만큼 조 회장에 대한 지지를 당부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상황이 마냥 낙관적인 것은 아니다. 만일 IOC 집행위에서 위원을 추가로 선출하지 않기로 결정하면 조 회장의 IOC위원 도전은 다음 IOC 집행위로 미뤄진다. 앞서 지난 5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집행위에서도 IOC 위원 추가 선출을 다뤘지만 결국 결론을 내지 않았다.
추가 선출을 결의하더라도 경쟁률이 높아 마음을 놓을 수 없다. 조 부회장은 국가올림픽위원회(NOC) 몫으로 IOC 위원에 도전장을 던졌다. 현재 국가올림픽위원회 NOC 몫으로 남아있는 IOC 위원 자리는 단 두 자리. 전 세계 10여개국에서 NOC 회장을 IOC 위원 후보로 신청한 만큼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진그룹 측은 조 회장의 IOC 위원 선출 가능성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워낙 권위있는 자리인 만큼 섣불리 가능성을 말하기는 힘들다”며 “선출 여부를 결정하는 게 IOC위원이 되기 위한 1차 관문인 만큼 차분히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이건희 회장과 문대성 선수위원 등 2명이 IOC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