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강남 납치·살해', 늑장보고 사실…진상 파악 후 개선"

3일 경찰청 기자간담회
수서경찰서장·서울경찰청장 다음날 첫 보고
"늑장보고, 제3기관 통해 개선책 등 확인할 것"
추가 공범, 신상 공개 계획 등 향후 결정
  • 등록 2023-04-03 오후 1:11:46

    수정 2023-04-03 오후 1:11:46

[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서울 강남 주택가에서 발생한 납치, 살해 사건의 늦장보고 의혹을 경찰이 인정했다. 보고가 늦어진 경위에 대해선 진상 파악 후 개선하겠다고 했다.

지난 29일 오후 11시48분쯤 강남구 역삼동 한 아파트 단지에서 발생한 납치사건 현장. 납치범 차량이 아파트 주변에 정차하고 있다.(자료=뉴스1)
경찰청 관계자는 3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객관적으로 제3기관이나 부서에서 확인해봐야 하지만 보고가 늦은 건 사실”이라며 “현장 지원나간 직원들은 열심히 최선을 다한 걸로 안다”고 밝혔다.

사건 관할지인 수서경찰서장과 서울경찰청장은 납치 다음날인 지난달 30일 오전 7시쯤 첫 보고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자가 살해당해 대전 대청댐에 암매장된 시간이 같은 날 오전 6시 전후인 점을 고려하면, 경찰 지휘부는 피해자가 살해된 후 1시간이 지나서야 내부보고를 받은 것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보고가 왜 늦어졌는지 수사의 큰 틀에서 지장이 없는 한 제3기관을 통해서 나중에 필요한 개선책, 보완책이 있는지 확인하겠다”고 했다. 감찰 착수 가능성에 대해선 “사안 자체가 중요하고 복잡하다”며 “개인적으로 사안 자체가 마무리 되는 시점에 집중해서 해야 하지 않나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피의자들은 지난달 29일 오후 11시46분쯤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아파트 앞에서 피해자를 납치해 이튿날 대전에서 살해하고 대청댐 인근 야산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목격자 신고를 받은 경찰은 오후 11시 53분쯤 현장에 도착했지만 이미 일당은 자리를 뜬 상황이었다.

경찰은 사건 발생 약 한 시간 뒤인 지난달 30일 오전 0시 33분쯤 관제센터 폐쇄회로(CC)TV를 통해 납치 차량번호를 확인했고 20여분 뒤인 0시 56분 일제수배를 내렸다. 하지만 전국 수배차량 시스템에 차량번호를 등록한 것은 그로부터 4시간이 지난 4시 57분쯤이다.

납치 차량 확인이 늦은 사실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야간 시간에 범행이 발생해 해상도가 떨어지고 인식률 자체가 떨어지는 상황”이라며 “한 시간이란 시간이 긴 시간 같지만 실제로 현장에서 확인해보면 쉽지 않은 일”이라고 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아쉬움이 남지만 수사에 착수하지 않았거나 해태하지 않았고, 열심히 찾았다”고 했다.

아울러 경찰은 피의자들의 추가 공범 여부와 신상 공개 계획 등에 대해선 향후 수사 진행 상황을 고려할 방침이다. 경찰은 공범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수사가 마무리되기 전에 신상공개 여부 등을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테라·루나 사태’ 핵심 인물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의 국내 송환에 대해선 “한국의 인터폴 적색수배 요청으로 발부되면서 검거에 크게 기여했다”며 “적색수배가 지난해 9월 발령 이후 인접국에도 적색수배에 대한 알림을 계속 줬었다”고 했다. 이어 “법무부와 긴밀하게 협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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