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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식이 열린 대웅전 안에는 유족과 스님들만 자리했다. 시민들과 박 전 시장과 함께 일했던 이태호 참여연대 정책위원장 등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과 김주명 전 서울시장 비서실장 등 동료들은 대웅전 밖 야외마당에서 추모제를 지켜봤다.
애초 유족은 조계사에서 시민 참여 방식의 추모제를 열고 다음 날인 10일 경남 창녕 묘역에서 참배객을 맞으며 고인의 넋을 기리려고 했지만,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일정을 유족만 참석하는 소규모 추모제로 전환했다. 강씨는 전날 지지자들에 보낸 친필 편지로 “코로나 상황이 급격히 악화해 1주기 추모 행사는 가족들끼리만 지내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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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시장 지지자들은 “건강하세요”, “힘내세요”, “우리 함께 합시다“라고 외치기도 했다. 이에 강씨와 딸 박씨는 ”감사합니다“라며 연신 허리를 숙였다. 강씨는 취재진 질문 요청에는 침묵했다.
이날 추모제에는 조계사 관할인 서울 종로경찰서 경찰관들도 자리해 방역수칙 점검을 비롯해 혹시 모를 동향을 살폈다. 또 추모식을 촬영하려는 취재진과 유튜버들도 눈에 띄었다. 한 우파 성향 유튜버가 “성추행을 해놓고 안했다고 한다”고 말하면서 박 전 시장을 비방하며 추모제를 생중계하자 박 전 시장의 지지자인 50대 남성이 “여기서까지 이러지 말라”며 촬영을 제지해 잠시 설전이 오갔다.
박 전 시장의 지지자인 50대 이모씨는 “사실 박원순 지지자들은 추모의 자유가 없고, 추모하는 것도 사회적으로 금기시된 분위기”라며 “피해자들이 피해에 대해 마음껏 이야기할 자유가 있는 것처럼 우리도 자유롭게 추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박 전 시장을 지지했다던 홍모(21)씨는 “추모하는 마음으로 왔다”며 “그곳에서는 편히 쉬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