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치킨 창업, 성공하고 싶다면 '이것'부터 해라

기술 필요없는 치킨집..10곳 중 6곳 3년내 폐점
진입장벽 낮은만큼 경쟁 치열..목적성 뚜렷해야
프랜차이즈가 실패확률 낮아..마진율 분석 필수
  • 등록 2015-07-24 오후 2:45:34

    수정 2015-07-24 오후 2:45:34

서울 중구 명동의 치킨 골목. 치킨 창업은 별다른 조리기술이 필요하지 않아 진입장벽이 낮지만 그만큼 경쟁이 치열한 종목으로 꼽힌다.
[이데일리 염지현 기자]서울시 강북구 번동에서 49.5㎡(약 15평)짜리 치킨집을 운영하는 이인용(가명·49) 씨는 요즘 장사가 안 돼 고민이다. 겨울철 비수기면 한 달 매출이 100만원도 나오지 않는다. 12년 전 장사를 시작할 때만 해도 월 평균 300만원을 넘게 벌었지만 간장조림 닭이 인기를 끌면서 튀긴 닭을 찾는 손님이 줄었다. 최근엔 오븐구이 치킨집에 밀려 장사가 쉽지 않다.

예비 창업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외식업계 종목은 ‘치킨과 분식’이다. 별다른 조리 기술이 필요하지 않고, 원·부자재의 종류도 단순하기 때문이다. 평균 창업비용(2014년 기준)도 8760만원으로 타 업종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그러나 삼성카드가 2010년 9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4년간 가맹점 현황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치킨 전문점의 경우 10곳 중 6.3곳이 3년 내에 문을 닫았다. 전문가들은 치킨 요리점 창업은 진입장벽이 낮은 만큼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치킨 창업의 주의할 점과 실제 창업자들의 고충을 3회에 걸쳐 알아본다.

영업형태,목표 고객, 마진율..“꼼꼼한 분석만이 살아남는 길”

목적성이 뚜렷해야 한다. 쉽게 말해 어디에 자리를 잡고 어떤 사람들을 주 고객으로 삼을지 정하라는 말이다. 이를 제대로 설정해야 가게 인테리어를 비롯해 영업 시간, 마케팅 등의 방향을 정할 수 있다. 만일 술을 파는 호프를 목적으로 한다면 사무실이나 대학가 근처, 역세권에 자리를 잡아야 하고, 배달을 중심으로 한다면 아파트나 단독주택이 밀집한 곳에 가게를 알아봐야 한다. 호프 집을 할 경우 월세는 비싸지만 술장사를 통해 마진율을 높일 수 있고, 배달 중심이라면 저렴한 주택가에서 작은 평수로도 창업을 할 수 있다.

이상헌 한국창업경영연구소 소장은 “같은 아파트 근처를 선택하더라도 초·중·고교생이 많은 20~30평대 아파트 부근을 선택해야 한다. 평수가 크면 이미 자녀들이 성장한 장년층일 경우가 많기 때문에 어린 자녀를 둔 집보다 외식하는 경우가 떨어진다”라며 “입지 선택은 유동인구를 시간대별로 조사하는 식으로 최대한 구체적으로 분석한 후 결정하는 것이 좋다”라고 언급했다.

입지와 영업형태를 결정한 후엔 프랜차이즈(가맹 사업)을 선택할지 개인 창업을 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치킨’이라는 외식업의 특성상 프랜차이즈를 선택하는 것이 실패 확률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치킨 사업의 성공은 원·부자재를 얼마나 저렴하게 공급받는가, 신선한 제품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공급받느냐, 얼마나 허니버터 같은 식품업계 유행에 발빠르게 대처해 새 메뉴를 개발할 수 있느냐, 마케팅을 통해 얼마나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느냐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박승룡 로버스트컨설팅 대표 겸 가맹거래사는 “우리나라 프랜차이즈 1호 업종이 치킨일 만큼 치킨이라는 외식업은 프랜차이즈화 하기 쉽다”며 “원·부자재의 종류가 김밥의 3분의 1도 되지 않을 만큼 간단하기 때문에 단순화, 표준화, 자동화, 기계화가 쉽고, 이로 인해 소품종 대량구매로 조달가격과 물류비를 동시에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아이를 둔 부모일수록 치킨을 시킬 때 브랜드 인지도를 고려하는 경향이 강한데 이 싸움에서 마케팅을 대대적으로 벌이는 프랜차이즈가 유리하다는 말이다.

가맹 본사 선택시엔 브랜드 유명도보다 노하우를 따져봐야 한다. 광고로 쌓은 유명세는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회사가 가진 염지 방법은 무엇인지, 소스에 대한 특허가 있는지, 튀긴 치킨, 오븐 구이, 간장 구이 등 조리법에 대한 노하우가 다양해 유행에 재빠르게 대응할 기본기가 있는지 등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

또 마진율에 대한 분석도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 일부 프랜차이즈 본사에선 마진율이 40%라고 주장하지만 실제로 25~30%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단순하게 최종 판매 가격에서 본사에서 닭을 들여오는 가격을 빼서 마진율을 계산하는 점주들이 적지 않지만 얼마짜리 기름을 몇 통 써서 평균 몇 마리를 튀기고, 소스는 얼마나 들어가는지 하나하나 분석하다보면 실제 마진율은 25%에 불과하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은 “본사 마케팅도 중요하지만 홍보에 열을 올리면 그만큼 로열티가 비싸지기 때문에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맛에 대한 노하우가 있으냐’이다”라며 “기름 사용 , 레시피 준수, 닭의 품질, 염지법, 소스 종류 등을 비롯해 배달일 경우 배달 인건비, 배달앱 수수료 지불 등 수익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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