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전국민의 로망인 ‘강남’에 진입하지 않는 이유다. 박범영 텐인텐 대표는 주식 투자로 번 종잣돈으로 경기도 파주에 건물을 지었다. 그는 “20년 뒤에는 파주의 진가를 인정받게 될 것”이라며 “단기 차익을 남기고 팔 생각이 없기 때문에 조만간 대출 원금도 다 갚아버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10년 동안 10억원 만들기’ 성공의 주인공인 그는 사업가와 투자자를 명확히 구분했다. 일반적인 부동산 투자자가들은 최대한 대출을 일으킨 뒤 원금은 갚지 않고 이자만 내다가 시세차익이 나면 갈아탄다. 박 대표의 관점에서 보면 이런 부동산 투자자들은 ‘진정한 가치 투자자’가 아니다. 오히려 부동산 사업가에 가깝다고 꼬집었다.
신정헌 에누리하우스 대표는 전형적인 ‘부동산 사업가’다. 전업 투자가인 그는 주로 경매를 활용한다. 매입가를 낮춰 시세차익을 노리는 동시에 경락잔금대출로 최대한 레버리지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27세 경매의 달인’으로 유명해진 그는 명문대 대기업 출신의 평범한 월급쟁이였다.
‘제2회 이데일리와 함께 하는 웰스투어(Wealth Tour)’ 3회차 강연자 초청 직구토크의 주제는 ‘월급쟁이 부자 되는 법’이다. 평범한 직장인에서 월소득 1000만원 이상의 경제적 자유인이 된 이들의 얘기를 들어봤다. 15일 서울 명동 이데일리 본사에서 박범영 텐인텐 대표, 신정헌 에누리하우스대표, 민주영 펀드온라인코리아 팀장이 참여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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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선화 기자(이하 성)=과연 평범한 월급쟁이가 부자가 될 수 있을까. 이번 ‘웰스투어 3회차’ 강연자 중 두 분이 산증인이다. 먼저 박범영 텐인텐 대표가 인상적인 점은 ‘주식과 부동산’ 둘다에서 성공했다는 점이다. 특히 IC칩 업체인 K기업 주식의 손실을 마이너스 80%까지 참고 버텨서 결국 두 배 시세 차익을 냈다는 스토리가 와 닿았다.
▶박범영 텐인텐 대표(이하 박)=진정한 가치 투자자의 관점에서 보면 주식과 부동산은 큰 차이가 없다. 저평가된 물건을 사서 제값을 인정받을 때까지 “참고 버틴다”는 기본 개념은 동일하다. 내 부동산 투자 스타일은 단기 매매를 추구하지 않는다. 자기 물건이 진정 가치 있는 물건이라면 왜 팔려고 하겠는가. 진짜 좋은 물건이라면 자기가 계속 보유하는 게 맞다.
▶성=현재 초기 투자금 2억원으로 파주에 건물을 지은 것으로 안다. 왜 하필 파주인가.
▶박=내 투자 철학에 맞기 때문이다. 파주의 건물은 단기 시세 차익을 노리는 게 아니다. 언젠가 통일이 되면 파주의 진가가 인정받는 날이 올 것이다. 게다가 강남 어디 지역에서도 초기 투자금 2억원으로 건물을 지을 수 있는 곳이 없다. 강남은 이미 고평가돼 있기 때문에 쳐다보지도 않는다. 무엇보다 강남에서 가진 자들이 까부는 꼴을 보기 싫다.
▶성=부동산 전문가이신 신정헌 대표님의 의견이 궁금하다.
▶신정헌 에누리 하우스대표(이하 신)=파주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본다. 만약 오래 전부터 살아온 동네라 그 지역을 잘 알고 있다면, 해당 지역에서 투자 물건을 찾는 게 맞다.
▶민주영 펀드온라인코리아 팀장(이하 민)=고향이 파주라 지역에 대해 잘 아는 편이다. 지금은 그래도 많이 좋아졌지만 예전엔 수해도 크게 나고 낙후된 지역이었다. 지역민들이 살기는 좋은데 저평가된 것 같다.
▶성=지역은 둘째치고라도 박 대표와는 투자 스타일이 완전히 다르다. 전업 투자자들은 주로 3~5년 이내에 갈아타고 새로운 물건을 찾는다. 한 물건을 20년씩 장기 보유하고 대출 원금까지 다 갚는 것은 어떻게 보나.
▶성=대출은 어떤 형식으로 갚아 나가나. 대출 원금도 갚나.
▶신=대출 원금은 갚지 않는다. 월세에 대출 이자를 뺀 현금흐름을 추구하는 투자 형태는 어쩔 수 없다. 시세차익을 노리는 부동산과 현금흐름을 추구하는 부동산은 접근법이 전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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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최근 기준금리가 또 내려갔다. 부동산 투자자 입장에선 낮은 대출 이자를 활용하기 좋은 시기 같다.
▶박=대출을 그렇게 쉽게 생각해선 안 된다. 대출 금리가 워낙 낮다보니 요즘 직장인들이 대출 2억원, 3억원 너무 쉽게 생각한다. 하지만 대출 2~3억원은 직장인들에게 절대 적은 돈이 아니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하우스푸어로 전락할 수 있다.
▶민=대출은 확실히 신중할 필요가 있다. 지금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심각한 수준이다.
▶성=신 대표님 생각은 어떤가.
▶신=대출받기 좋은 타이밍이라는 데는 동의한다.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까지 받는 게 중요하다. 수익형 부동산은 월세를 받아서 대출 이자를 내고 남는다면 들어갈 만하다고 본다.
▶박=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르 계속 내리는데, 글로벌 시장 상황과 엇박자가 나는 꼴이다. 미국이 그동안 금리를 낮춰 점점 달러를 거둬들일 준비를 하면서 서서히 달러 강세로 돌아서고 있다. 만약 미국이 본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하고 달러를 거둬들이기 시작한다면 우리도 어쩔 수 없이 금리를 인상할 수밖에 없다. 우리 혼자서만 금리를 계속 낮춰 경기를 부양할 수는 없은 노릇이다.
▶신=미국의 금리 인상은 예의주시해야 하는 부분이지만, 단기간 내에 쉽사리 올리지는 못할 것 같다.
▶신=부동산 경매 시장도 글로벌 악재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다. 확실히 악재가 터지면 경매 참여자 숫자도 줄고, 투자 심리도 위축된다.
“돈한테 당하지 말라”
▶성=한국 증시 역시 외국인들의 손에 좌지우지 된다. 최근에도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코스피가 1950선 아래로 빠졌다. 국내 시총 1위인 삼성전자마저 주당 100만원 가까이 떨어졌다.
▶민=펀드는 지금처럼 시장이 안 좋을 때 들어가야 돈을 벌 수 있다. 그러려면 멘탈이 강해야 한다.
▶성=박 대표님은 한 종목에 올인해 마이너스도 꿋꿋히 잘 버틴다. 지난번 인터뷰에서 언급했던 휴대폰 관련 종목은 아직도 보유 중인가.
▶박=물론이다. 지금도 마이너스 20%이지만 보유 중이다.
▶성=최근 중국 저가품의 공세로 더 힘들어질 것 같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물론 단기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는 있지만, 시가총액과 영업이익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저평가됐다는 믿음에는 변함이 없다. 업계 1등 기업이 휘청거리면서 수혜도 볼 것 같다.
▶신=개인적으로 지금 얘기하는 업체에 근무한 적이 있다. 내부사정을 너무 잘 알아서 그런지 큰 비전은 없어 보인다. 무엇보다 영업이익이 좋지 않다.
▶박=그렇게 볼 수도 있지만, 저평가라는 나의 믿음에는 흔들림이 없다. 내가 잘하는 것이 참고 버티는 것이다.
▶성=직장인이란 두 분의 출발선은 비슷하지만, 투자 스타일은 참 다른 것 같다. 끝으로 이번 웰스투어 강연자 참석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박=돈한테 당하지 말라는 얘기를 해주고 싶다. 투자에는 가치와 오랜 기간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