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국방위원회가 15일 대변인 성명을 통해 "앞으로 모든 대화와 협상에서 남한 당국을 철저히 배제한다"고 밝혔다.
북한내 최고 의사결정기구 국방위원회
국방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오후 성명을 내고 "북남관계를 다룬다는 남조선의 통일부와 국정원이 우리의 급변사태를 상정해 악랄한 반공화국 체제전복을 진행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북한 국방위원회는 북한내 헌법상 최고 의사결정 기구로 모든 기관의 정책에 우선하는 곳이다. 북한 국방위가 지난 1998년 최고권력기관으로 된 이후 국방위 또는 국방위 대변인 명의로 성명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북한은 지난해 4월 제12기 최고인민회의 1차회의 헌법 개헌에서 국방위원회가 정치.군사.사회 전반적인 정책을 아우른다고 밝힌 바 있다. [BestNocut_R]
국방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남조선 당국의 무모한 도발계획이 행동으로 옮겨지는 조건에서 보복성전이 개시될 것"이라고 위협의 수준을 높였다.
북한이 지적한 급변사태 통치계획은 이미 알려진 작전계획 5029와 최근에 일부 언론에 보도된 행정조치 '부흥'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북 국방위원회 대변인은 "남조선당국자들은 집권하자마자 민족공동의 전취물인 력사적인 두 선언을 부정하고 '자유민주주의체제하의 통일'을 부르짖으며 '반북인권'소동과 반공화국심리모략전에 매달리면서 '대북선제공격'까지 꺼리낌없이 공언하여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청와대를 포함하여 이 계획작성을 주도하고 뒤받침하여온 남조선당국자들의 본거지를 송두리채 날려보내기 위한 거족적인 보복성전이 개시될 것이다"라며 경고.위협했다.
당분간 남북관계 진통 불가피
이날 북한의 강도높은 대남 비방에 따라 모처럼 조성된 남북관계 복원 분위기도 싸늘히 식을 전망이다.
대북 전문가들은 북한 국방위원회라는 북한내 대표기구의 성격상 이번 성명이 향후 남북관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대남 유화공세도 이날 국방위원회 대변인 성명을 계기로 급반전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금강산.개성관광 재개를 위한 실무접촉, 남북 해외공단 공동시찰 평가회의, 옥수수 1만톤 수용 건 등 남북간 화해무드가 국방위원회 대변인 성명으로 물거품이 된 것으로 봐야한다"고 분석했다.
양 교수는 또 "6자회담이 재개되기 전까지는 남북 당국간 대화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의 이날 대남 태도변화는 지난 13일 군사실무회담 북측 단장이 전화통지문을 통해 남한내 대북전단 살포행위를 맹비난하고 주동자를 처벌하라는 주장을 할 때부터 예측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