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미국 정유사들이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하지 못하게 되면서 중동으로부터 원유 수입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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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레피니티브 집계를 인용 4월 미국의 원유 수입 계약 중 중동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17%에 달할 것이라고 전했다. 리서치 회사 케이플러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전체 원유 수입량에서 중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5% 정도였다.
다음 달 중동산 원유 약 400만배럴이 미국 걸프 연안으로 운송될 예정으로, 지난해 한해 수출량(1300만배럴)의 3분의 1 수준이다. 월간 기준으로 12년 만에 최대 규모다.
이는 미국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전격 금지하면서 부족분을 다른 지역에서 메우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맷 스미스 케이플러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연료 구매 방향이 바뀌는 분명한 신호가 발생했다”며, 앞으로 미국은 러시아 원유 부족분을 채우기 위한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미국이 중동산 원유 수입량을 늘리는 가운데 중동은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제재 효과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스미스 애널리스트는 “앞으로 몇 달간은 의자 돌리기 게임이 진행될 것 같다”며 “러시아 원유는 미국 대신 중동으로 가고, 중동은 미국으로 원유를 더 보내고 있다”라고 말했다.
미국이 중동산 원유 수입량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 외교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미국이 늘리는 중동 원유 중엔 이라크 등 우방이 아닌 국가들의 것도 포함돼 있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