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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이제는 집도 프린터로 뽑는다. 코로나19 이후 인력 부족, 건축 자재 부족으로 인한 주택 공급난 속 건설업체들이 3D 프린팅 주택을 대안으로 주목하고 있다. 건설현장에 필요한 인력과 폐기물을 획기적으로 줄여 미국의 만성적인 주택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건설기술회사 아이콘과 레나코퍼레이션이 텍사스 오스틴시에 대규모 3D 프린팅 주택 지구를 건설할 계획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오스틴은 최근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세금을 피해 무더기로 이주하는 곳으로, 그간 일부 지역에 소규모로만 공급되던 3D 프린팅 주택이 대규모 단지 형태로 만들어지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3D 프린팅 집의 최대 장점 빠른 건축 속도다. 일주일이면 55평짜리(약 185㎡) 집 한 채를 뚝딱 지을 수 있다. 튜브에서 치약처럼 콘크리트를 층층이 짜내는 방법으로 외벽과 내벽을 만들 수 있다. 3D 프린터로 이미 제작한 벽체 등을 현장에서 조립만 하면 되는데, 기존 6~12명이 필요했던 것과 달리 현장에 3명의 작업자만 있으면 된다. 사람이 없어서 집을 못 만들었던 미 주택시장의 고질병을 해결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다만, 3D 프린팅 주택이 더 저렴할지는 미지수다. WSJ는 “레나가 해당 단지의 주택가격을 어떻게 책정할 지 결정하지 않았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레나의 벤처캐피털 및 혁신부서인 렌엑스의 에릭 페더 사장은 3D 주택 가격이 “이 지역의 다른 레나 주택과 비슷할 것”이라고 했다. 오스틴부동산위원회에 따르면 9월 오스틴 도심의 주택 판매 중간가격은 45만달러(약 5억2659만원)로 집계됐다. 미 상무부가 집계한 9월 신규주택 중간가격 40만8800달러(약 4억7837만원)를 약간 웃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