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임형규 SK 부회장, 하이닉스 파운드리사업 직접 챙긴다

파운드리 현황보고 받아.. 동부하이텍·매그나칩 내용 포함
SK하이닉스, 비메모리 사업강화 모색.. M&A 가능성 '주목'
  • 등록 2015-03-03 오후 2:02:08

    수정 2015-03-03 오후 2:08:01

임형규 SK 부회장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SK그룹내 반도체 최고전문가인 임형규 부회장이 최근 반도체 파운드리(수탁생산) 시장상황을 직접 챙기고 있다.

SK하이닉스가 비메모리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임 부회장이 매물로 나온 일부 업체에 대한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수합병(M&A)에도 눈독을 들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임형규 부회장은 최근 SK하이닉스(000660) 산하 미래기술부문 신사업부 임원들로부터 파운드리 시장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보고에는 미국 나스닥에 상장돼 있는 매그나칩과 현재 매물로 나와 있는 동부하이텍에 대한 상세한 내용도 담겨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 부회장이 매그나칩과 동부하이텍에 대한 보고를 받은 것은 이례적이다. 반도체업계 상위 경쟁사가 아닌 생사의 기로에 놓인 기업에 눈길을 돌린 배경이 SK하이닉스의 사업포트폴리오와 연관된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강하게 제기된다.

특히 임 부회장은 삼성전자에서 잔뼈가 굵은 반도체 전문가로 그룹차원에서 SK하이닉스의 사업전략을 직접 챙기고 있다. 그는 삼성반도체에 입사해 삼성전자 메모리 개발본부장(부사장), 시스템 LSI사업 부장(사장), 신사업팀장(사장) 등을 지냈고, 지난해 1월 SK그룹으로 자리를 옮겨 SK하이닉스 사내이사를 겸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사업 매출 비중이 80% 이상을 차지해 안팎에서 포트폴리오 확대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에 따라 비메모리와 파운드리 사업역량 강화를 적극 모색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가트너에 따르면 글로벌 반도체 파운드리 산업 규모는 지난 2013년 404억 달러에 이어 지난해 444억 달러로 늘어났고, 2018년 525억 달러로 연평균 성장률 5.4%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메모리반도체(2.2%)와 비메모리 반도체(4.1%) 시장성장률을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이러한 까닭에 SK하이닉스가 M&A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매그나칩은 지난 2004년 SK하이닉스가 비메모리 부문을 분리해 만든 회사로 미국 금융회사에 팔리면서 부침을 겪었지만 나스닥에 직상장하면서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하지만 최근 900억원에 가까운 분식회계가 적발되면서 위기를 겪고 있다.

매각작업을 진행 중인 동부하이텍(000990)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14년만에 흑자로 돌아서면서 재무구조가 개선되고 있다. 동부하이텍은 비메모리 반도체를 주력으로 하는 국내 유일 반도체 파운드리 전문기업으로 글로벌 9위권에 올라있다. 한때 SK하이닉스가 인수후보군에 이름을 올린 경력이 있고, 최근에는 중국 파운드리 업체인 SMIC가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올들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활발한 M&A 움직임으로 업계재편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도 SK하이닉스가 도외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네덜란드 기업 NXP반도체가 경쟁사인 프리스케일의 새 주인이 됐고, 아바고테크놀로지는 네트워킹 장비업체 에뮬렉스를 6억 달러에 인수했다. 맥스리니어는 엔트로픽 커뮤니케이션, 래티스반도체는 멀티미디어 칩 전문 업체 실리콘이미지를 각각 인수하기도 했다.

올해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사업에 5조2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은 지난해 10월 ‘반도체의 날’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낸드플래시사업을 강화할 것”이라며 “기술력과 경쟁력이 좋은 업체가 있다면 인수할 의향도 있다”고 밝혔다. 박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는 “시스템 IC는 수익성 중심 체제를 구축하고 고화소 CIS(CMOS 이미지센서)시장 진입을 위한 기술개발을 성공시켜 성장기반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최근 파운드리 사업 등 취약했던 분야의 역량강화에 나서고 있다”며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기 위해 인재 영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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