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 대비 11.6원 오른 1109원으로 마감했다. 이는 종가기준으로 지난해 10월 15일 1,110.50원 이후 5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기준환율(MAR·시장평균환율)은 7.5원 올라 1105원을 기록했다.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거래된 현물환은 103억5400만달러로 집계됐다. 고점은 1100.7원 저점은 1101원으로 변동폭은 8.3원 수준이었다.
이날 환율은 미국 소비지표가 예상을 웃돌자 오른 역외(NDF) 환율을 반영하며 4.9원 급등한 채 출발했다. 장 초반 고점 네고물량에 고전하다 오전장 후반 역외에서 달러를 대거 사들이며 치고 올라갔다. 환율 오름폭이 가팔라지자 1100원 대에서 숏포지션을 구축한 참가자들이 숏커버(손절 매수)에 나서며 상승폭을 확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1110원대에 근접하면서 레벨 부담감이 커지며 숨고르기를 하다 장을 마쳤다.
다른 외국계은행 딜러는 “최근 환율이 1100원 위에서 눌리다 보니 숏포지션을 구축해 놓은 세력이 꽤 있었는데 주요 레벨 위로 환율이 치고 오르자 손실을 줄이려 대거 숏커버에 나서면서 변동폭이 커졌다”며 “역외 세력이 달러를 매수하기 시작했는데, 한국 주식을 팔고 나가는 움직임이라기보다 노출된 익스포저를 헤지하는 수준 같다”고 말했다.
달러 매수심리가 워낙 강해 당분간 환율이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게 시장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외국계 은행 딜러는 “기술적으로 보면 1105원에서 1120원까지 열려 있는 분위기”라며 “이렇게 올라왔으니 갑지가 환율이 미끄러지기보다 달러 매수물량을 소화하는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다른 외국계은행 딜러는 “펀더멘털 보다 과한 움직임이란 점에서 좀 과한 움직임을 보인 것 같다”며 조정 가능성을 점쳤다.
오후 3시54분 현재 달러-엔 환율은 95.96엔, 엔-원 재정환율은 1155.6원에서 움직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