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주주 38%는 최태원 회장을 반대했다

  • 등록 2012-02-13 오후 4:52:07

    수정 2012-02-13 오후 5:44:22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13일 오전 10시20분쯤 경기도 이천시 아미문화센터 아트홀. 이 곳에서 순조롭게 진행되던 하이닉스반도체(000660)의 임시 주주총회가 순간 술렁거렸다.

한 주주가 "의장"을 외치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하성민 SK텔레콤 사장, 박성욱 하이닉스 부사장 등 3명을 사내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에 대해 반대 발의를 한 것이다.

그는 "최태원 사내이사 후보는 명백하게 결격사유를 갖고 있는 사람"이라며 "최 후보는 2008년 분식회계 연루돼 유죄 선고를 받았고 지금은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인물로, 사내이사로는 부적합하다"고 지적했다.

반대 발의를 한 사람은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의 이지수 변호사였다. 이 변호사의 반대 발의 후에는 다른 주주들도 그의 의견에 힘을 보탰다.   한 주주는 "최 후보는 형사사건에 계류 중인 사람"이라면서 "아무리 SK가 하이닉스의 대주주가 됐다지만, 그의 사내이사 선임은 도덕적· 법률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반대 의견이 잇따르자, 최 회장의 사내 이사 선임을 찬성하는 사람들도 하나 둘 의견을 피력했다. 이들은 "최 회장은 그 동안 하이닉스 주식으로 인해 손해를 본 주주들의 아픔을 달래줄 수 있는 적임자", "대주주인  SK그룹의 오너 경영자가 하이닉스 경영 전면에 나서는 게 옳다"는 논리를 폈다.   주주들간의 갑론을박이 계속 되자, 권오철 하이닉스 사장은 결국 `표결 카드`를 꺼냈다. 결과는 찬성 2억8485만4387주 대 반대 1억1670만3942주.   결국 최 회장의 사내 이사 선임 건은 표를 행사한 주주 62%의 지지를 받아 원안대로 가결됐다. 권 사장은 "풍부한 경영 경험을 갖춘 최 회장이 이사회에 직접 참여하는 건 하이닉스에 큰 도움이 되는 일"이라며 반겼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오너가 직접 경영하게 되면 하이닉스의 의사결정이 신속해지는 등 많은 이점이 있을 것"이라며, 최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 최 회장의 이사 선임에 대해 38%가 반대했다. 이들은 불구속 기소돼 실형을 살 지도 모르는 사람을 사내이사로 앉히는 게 과연 타당한가라는 의문을 던진 이들이다. 9%의 하이닉스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마저 최 회장의 선임에 대해 찬성하지 않았다.     주총이 끝난 후 이 변호사가 기자에게 이런 말을 건넸다. "최회장은 엄연히 피의자입니다. 하이닉스같은 글로벌 기업의 이사를 맡는 게 타당하나요? 하이닉스의 외국인 주주들은 저한테 `한국에는 그렇게 사람이 없냐?`고 묻는데, 정말 부끄럽습니다." 그의 말이 귓가에 한동안 맴돌았다.     

▶ 관련기사 ◀ ☞최태원 SK회장, `진통 끝에` 하이닉스 사내이사 선임(상보) ☞최태원 SK회장, 하이닉스 사내이사 선임 ☞최태원 SK회장, 하이닉스 사내이사 선임 난항..`결국 표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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