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리포트)또 하나의 시험대

  • 등록 2004-09-23 오후 7:25:27

    수정 2004-09-23 오후 7:25:27

[edaily 하수정기자] 코오롱캐피탈 473억원 횡령사건 이후 코오롱 계열사들이 유상증자에 나서고 이를 노조측에서 강력 저지하는등 코오롱그룹이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코오롱그룹이 안팎으로 구조조정을 선언하고 실행에 옮기는 과정에서 발생한 사건이어서 이를 바라보는 시각은 더욱 차가운 상황입니다. 그러나 계열사 지원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보다는 코오롱이 앞으로 살아남기 위한 하나의 시험대로 평가해야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산업부 하수정 기자가 전합니다. 오늘(23일) 코오롱(002020)의 주가는 장중 연중최저치인 4680원을 기록했습니다. 지난 여름 두달넘게 파업이 이어져왔을 때보다도 낮습니다. 코오롱을 비롯한 코오롱그룹 계열사들이 코오롱캐피탈 횡령사건에 따른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실시키로 하고 이에 코오롱노조가 강력 반발하고 나서는등 사태가 악화되자 시장은 여지없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이죠. 이런 시장의 반응을 지켜보는 코오롱그룹 이웅렬 회장은 마음이 편할 리 없습니다. 게다가 코오롱건설 및 코오롱 노조가 이 회장에게 "모든 책임을 지라"며 퇴진을 요구하는 한편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어서 횡령사고의 책임범위를 놓고 심각한 고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단일 금융사고로는 사상 최대라는 코오롱캐피탈 472억원 횡령사건은 4년여에 걸쳐 횡령이 진행된데다 회사에 등기가 된 자금담당 임원이 자행했다는 점에서 내부 감시 시스템 부재에 대한 지적이 일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사건은 코오롱캐피탈 지분 14.9%를 인수한 하나은행이 위탁경영을 위한 실사를 진행하다가 한달여만에 발견한 것이어서 횡령한 임원 한 사람만 지탄하기에는 회사 감시감독 체계의 허술함이 너무 큽니다. 이 회장은 타격을 입은 코오롱캐피탈을 살리기 위해 43억원을 출자합니다. 이 회장은 코오롱캐피탈 지분 7.67%를 보유하고 있고 코오롱캐피탈의 최대주주인 (주)코오롱(44.33%)의 최대주주이기 때문에 사실상 코오롱캐피탈의 소유주라 할수 있습니다. 이에 코오롱노조는 "구멍난 자금관리로 인한 손실분을 노농자와 주주들이 떠안을 수 없다"며 "조금이라도 회사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면 이 회장은 사재를 털어서라도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라"고 이 회장을 압박하고 나섰습니다. 특히 이 회장과 노조는 올 여름 64일동안 줄다리기를 지속한 경험이 있고 이번에 코오롱건설과 (주)코오롱 노조가 목소리를 모아 이 회장 사퇴 및 사재출연을 요구하고 법적대응을 추진하는등 더욱 강경태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향후 그룹의 탄탄한 수익구조를 위해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해야할 가장 중요한 시기에 장기 파업에 이어 대규모 횡령사건을 겪고 있는 이 회장은 개인적으로 힘들어 하고 있다고 측근은 전했습니다. 그러나 "악재들을 극복하고 나면 달라진 그룹의 모습을 보여주겠다, 결과로 얘기하겠다"는 의지도 어느때보다 강하다고 합니다. 코오롱그룹은 전통산업이었던 원사부문을 줄이고 일부 계열사 지분을 매각하는등 그 어느 때보다 구조조정에 고삐를 죄고 있습니다. 화섬업에서 벗어나 첨단 IT기업으로 변모해 2006년 턴어라운드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입니다. 이번 코오롱캐피탈 손실보전을 위해 코오롱과 코오롱건설, 코오롱제약, 코오롱글로텍이 동원돼 유상증자를 빠르게 결정한 것도 하나은행에게 위탁경영함으로써 코오롱캐피탈이 변하게 될 미래모습이 가시화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그룹 관계자는 호소하고 있습니다. 하나은행이 세운 계획에 따르면 코오롱캐피탈은 오토리스등 할부금융으로 오는 2007년 매출 1조원에 경상익 500억원을 달성하는 우량기업으로 변모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회사와 계열사, 주주들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상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단지 이번 계열사 유상증자를 횡령에 따른 책임무마용으로 손실을 메우려는 차원으로 해석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습니다. 계열사들이 순익의 절반이 넘는 자금을 투입해야하는 결과를 초래한 대규모 횡령사건에 대해 관련자들의 책임을 묻고 감시 체제를 재정비해야하는 작업은 반드시 뒤따라야 합니다. 또 내부 공모 가능성이나 그룹차원 묵인등 제기되고 있는 의혹들을 검찰 조사등을 통해 철저히 밝혀내야 합니다. 그러나 원료가 급등과 중국공세라는 외부변수에 따라 전통산업인 화섬업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새로운 모습을 찾아가려는 코오롱에게 닥쳐온 악재들을 무조건 비판적인 시각으로 볼수는 없습니다. 회사가 회생을 위해 긴급 수혈을 할수 밖에 없었던 만큼 이제는 앞으로 내놓을 결과물에 주목해야 합니다. 또 이 회장이 그룹 전체의 구조조정을 추진해야할 경영인으로서 닥쳐온 시련들을 어떻게 극복해 나가는지 진지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코오롱노조는 성명을 통해 "이웅렬 회장은 이번 사건을 부끄러운 일로만 여길것이 아니라 기업을 바로세우는데 중요한 계기로 만들어 가야한다"고 말했습니다. 노조까지도 이를 전화위복으로 삼아야한다고 충고하고 있습니다. 코오롱그룹에 대해 `위기`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는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책임있는 결과물을 도출해주기를 시장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누가 왕이 될 상인가
  • 몸풀기
  • 6년 만에 '짠해'
  • 결혼 후 미모 만개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