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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발트해 남동 해안의 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 이른바 발트 3국 외무장관들은 지난 주말 발트해 전역에서 러시아의 GPS 전파 방해가 최근 몇 주 동안 급증했다면서, 항공 재난이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 3국은 또 동맹국들과 관련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면서 러시아에 민간 항공기를 위험에 빠뜨리는 것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번 경고는 지난 25~26일 핀란드 수도 헬싱키에서 에스토니아 타르투로 향하는 두 대의 핀에어 항공편이 러시아의 전파 방해로 핀란드로 회항한 이후에 나왔다. 두 항공편은 네비게이션 신호 간섭으로 계획된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이동할 수 없었으며, 타르투 접근이 불가능해 핀란드로 되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타르투는 착륙시 GPS 신호가 필요한 몇 안 되는 공항 중 하나라고 FT는 부연했다.
마르구스 차흐나 에스토니아 외무장관은 “우리는 GPS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러시아의 적대적 활동의 일부로 간주하며 이를 동맹국들과 확실히 논의할 것”이라며 “이러한 행동은 하이브리드 공격이며, 우리 국민과 안보에 위협이 된다.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최근 몇 달 동안 수만대의 민간 항공기가 러시아의 GPS 전파 방해로 영향을 받았다며 “상대적으로 저렴한 장비로도 수행하기가 쉽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22년 조종사 경력의 주호 싱코넨 핀에어 비행 운영 책임자는 “GPS 간섭이 2022년부터 증가했다”며 “안전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 성가신 일”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러시아가 역외영토인 칼리닌그라드를 보호하기 위해 전파 방해 공작을 펴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칼리닌그라드는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사이에 자리잡은 발트해 연안 도시로, 최근 러시아의 군사화가 심화하고 있다. 지난달엔 그랜트 샙스 영국 국방장관이 탄 공군기가 폴란드에서 영국으로 귀국하기 위해 칼리닌그라드 상공을 지나던 도중 30분 동안 전파 방해를 받았다.
하지만 GPS 교란이 칼리닌그라드뿐 아니라 에스토니아와 핀란드, 노르웨이와 핀란드 극북 지역 등 발트해 전역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FT는 짚었다. GPS 전문가인 다나 고워드는 “(전파 방해로) 사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백업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겠지만 (여객기) 승무원들은 이에 대한 교육이 부족하다. GPS를 없애면 항공은 덜 효율적이며 덜 안전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