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매한 美고용에도 ‘약달러’…장중 환율 1314원, 두 달여만 ‘최저’[외환분석]

장중 저가 기준 지난 1월 15일 이후 최저
美2월 고용 예상치 상회, 실업률은 상승
日지난해 4분기 GDP ‘플러스 성장’ 전환
외국인 투자자 국내 증시서 700억원대 순매도
“이번주 1300원 하락 시도…양방향 수급에 속도 제한”
  • 등록 2024-03-11 오후 12:31:45

    수정 2024-03-11 오후 12:31:45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14원까지 하락했다. 지난주 방향성이 애매했던 미국의 고용 지표에도 불구하고 엔화 강세로 인해 달러 약세가 지지되며 환율 하락 압력이 크다.

사진=AFP
2월 미 고용 예상치 상회…실업률은 상승

11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오후 12시 28분 기준 전 거래일 종가(1319.8원)보다 4.65원 내린 1315.15원에 거래 중이다.

이날 환율은 역외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 종가보다 2.8원 내린 1317.0원에 개장했다. 이후 환율은 하락 폭을 확대해 오전 10시 무렵 1314.3원까지 내렸다. 이는 장중 저가 기준으로 지난 1월 15일(1313.5원) 이후 약 두 달 만에 최저치다.

지난주 미국의 고용지표는 엇갈렸다. 미국의 2월 비농업고용은 27만5000건 늘었다. 이는 다우존스 컨센서스 추정치 19만8000건과 지난 1년간 월평균 증가수 23만명을 웃도는 수치다. 반면 2월 실업률은 3.9%로 예상치를 웃돌며 올랐다. 월가 예상치와 전월치는 모두 3.7%였다. 특히 2월 실업률은 2022년 1월의 4.0%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또한 지난해 12월, 올해 1월 고용수치는 대폭 수정됐다. 지난해 12월 33만3000건 증가는 29만건 증가로, 1월 35만3000건에서 29만건 증가로 하향 조정됐다.

월간 고용 자체는 시장의 예상보다 뜨거웠지만, 실업률 증가와 이전 고용 수치 하락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6월 금리인하 기대감은 지속됐다. 이에 달러화 약세도 지속되고 있다. 달러인덱스는 10일(현지시간) 저녁 11시 28분 기준 102.71을 기록하고 있다.

또한 3월 일본은행(BOJ)이 마이너스(-) 금리를 종료할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전망에 엔화가 강세를 보이자, 달러화는 약세가 더욱 지지되는 모습이다. 달러·엔 환율은 146~147엔을 오가며, 지난 2월 1일 이후 한 달여 만에 최저 수준이다.

이날 장중 발표된 일본의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수정치(2차)는 전분기 대비 연율 0.4%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마이너스 성장에서 플러스 성장으로 수정된 것이다. 이 소식은 엔화 강세를 지지하는 요인이다.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증시에서 순매도 우위를 보이며 환율 상승을 지지하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100억원대를 순매수하는 반면 코스닥 시장에서는 800억원대를 순매도하고 있다.

수급적으로는 양방향에서 달러 매도와 매수가 비슷하게 나오며 1310원대에서 지지력을 나타내고 있다.

외국계은행 딜러는 “미국 비농업고용 지표에 대한 시장의 해석이 분분하지만 금리인하 기대감이 부각되면서 달러 약세로 가고 있다”며 “오늘 달러 매도와 저가매수가 부딪히며 양쪽에서 수급이 비슷하게 나오고 있어서 1310원 밑으로 갈만한 모멘텀은 없다”고 말했다.

이번주 1300원 하락 테스트

이번주 환율은 엔화와 주가의 흐름에 영향을 받으며 1300원으로 하락을 시도해볼 것이란 전망이다.

외국계은행 딜러는 “국내 주식이 미국 증시보다는 조정을 덜 받고 있는데, 조정 폭에 따라 환율 레인지도 낮아질 수 있다”며 “달러·엔 환율이 130엔을 향해서 가는 거라는 말도 나오고 있지만 일단 저항선은 142.5엔”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주 환율은 1300원으로 내려가려는 시도를 하겠지만, 양방향 수급에 하락에 속도가 붙을 것 같진 않다”며 “힘이 부치는 장이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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