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국내에서도 전국 213개 요양시설의 입소자·종사자 5266명 등을 대상으로 일제히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국내 첫 확진자가 나온 지난해 1월 20일 이후 1년 37일 만이다. 서울 도봉구는 보건소에서 첫 접종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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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도봉구 보건소에서 오전 9시에서 9시 30분까지는 첫 접종자인 김정옥 원장을 비롯해 20~70대 10명이 백신 투여를 받았다. 이날 하루 동안은 총 60여명이 시간대를 나눠 접종을 받는다. 이날 오전 9시가 가까워 오자 보건소에 도착한 접종 대상자들은 차례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보건소 4층으로 올라간 후 먼저 ‘접종 대상자 명단’를 확인했다.
이후 발열체크·QR코드 확인·손소독을 거친 후 왼쪽으로 걸어간 후 접종실 앞 의자에서 한 명씩 대기를 했다. 보건소 접종실에 직원들은 모두 방호복과 안면투명마스크 등을 장착해 만일의 상황을 대비하고 있었다.
접종실로 들어가자 오른쪽부터 반시계 방향으로 접수→예진→접종→이상반응 관찰실이 보였다. 접종 후 생체 과민반응인 아나필락시스 등을 확인하기 위한 이상반응 관찰실에서는 4명이 앉을 수 있는 의자가 3열로 배치됐다. 접종 대상자들은 백신 투여 후 이곳에서는 15~20분 대기하며 이상 반응을 확인한다.
오전 8시 59분, 의료진은 가장 먼저 접종실에 들어선 김 원장의 알레르기, 혈압 등을 확인 후 백신 보관함에 있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꺼내 왼쪽 팔에 접종했다. 접종 시간은 7~8초에 불과했다. 이후에는 일반적인 주사를 맞을 때처럼 2분 정도 소독솜을 접종부위에 덧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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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은 김 원장에게 각종 이상반응을 주지한 후 3시간 동안 신체상태를 관찰할 것을 당부했다. 이와 함께 “3일 후에 열이나 부작용이 있으면 병원에 가시라”, “과격한 운동과 목욕은 삼가라”, “2주 후 면역이 생긴다”, “8주 후 2차 접종을 받으시라” 등 안내 사항도 전했다.
접종 후 취재진과 만난 김 원장은 “1호 접종자가 됐다. (앞으로) 집단 면역이 잘 형성되면 어르신들이 마음 것 면회도 할 수 있고, 사람들이 마스크를 벗고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선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부작용에 대한 걱정에 대해서는 “독감 백신을 접종할 때도 약간의 미열이나 울렁거림은 있었다”며 “어제(25일) 저녁에 잠을 못 자서 더 울렁거리지 않을까 했는데 (지금은) 괜찮다”고 말했다.
두 번째 접종자인 오정헌 씨도 “백신을 맞고 나선 떨리고, 살짝 메스껍고 했는데 지금은 괜찮다”며 “백신을 맞았다는 것에 대해 희망적이라고 본다. 주의사항에 대한 안내도 잘 받았다”고 만족했다.
도봉구는 이번 1차 접종 대상자 거의 100%가 백신 투여를 동의했다고 전했다. 이동진 도봉구청장은 “정부 백신 접종 매뉴얼에 따라 있을 수 있는 크고 작은 부작용으로 인한 사고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며 “어둡고 긴 코로나19 터널을 빠져나가는 첫 날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