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악한 세스코에서 사람답게 살고싶어 노조설립 추진한다"

고영민 노조추진원위회 위원장 인터뷰
  • 등록 2017-03-02 오전 10:47:41

    수정 2017-03-02 오후 12:22:08

[이데일리 채상우 기자] “사람답게 살게 해달라는 요구가 그리도 잘못된 것입니까. 입에 풀칠하기도 힘들 정도로 어렵게 살아가는 직원들의 한을 풀어주고 싶습니다.”

고영민 세스코 노조추진위원회 위원장. 사진=채상우 기자
고영민(50) 세스코 노조추진위원회(추진위) 위원장은 세스코의 열악한 근무환경에 허덕이는 현장 근로자를 대신해 노조를 추진하게됐다고 말했다.

고 위원장은 “얼마 전 직원 한 명이 대리기사 일을 시작했다. 새로 태어난 자식 먹여 살리려면 그렇게라도 해야 한다는 그 직원의 말에 마음이 답답해졌다”고 현장 직원들이 처한 현실을 전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세스코의 현장 근로자 일부는 시간당 5900원 가량의 기본급을 받는다. 이는 최저임금 6030원에 못 미치는 금액이다. 방역 업무 특성상 고객사 영업시간 외 작업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새벽·야간 작업이 많았음에도 시간외 수당은 받지 못했다. 현장 근로자들이 받는 평균연봉은 2000만원 내외 수준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평균근속연수가 2년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회사를 나간다 하더라도 현장직원들은 회사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근로계약을 체결할 작성한 ‘영업보호 비밀각서’ 때문이다. 각서에는 ‘퇴직 후 2년 동안 유사업종에 근무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기재돼 있다. 추진위는 사실상 개인 선택권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라고 항변한다. 이 각서에 동의를 해야 월 8~9만원에 해당하는 영업보호 비밀수당을 받을수있다.

회사는 이 영업보호 비밀수당을 포함하면 최저임금 이상의 연봉을 지급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없다고 주장한다. 고 위원장은 이에 대해 “최저임금은 근로의 대가만을 기준으로 한다”며 “선택여부에 따라 지급하는 돈이 근로의 대가라는 회사의 말은 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것”이라고 지적했다. 영업보호 비밀수당이 최저임금에 포함되는지 여부는 법원판결을 기다리고있다.

고 위원장은 “영업보호 비밀수당이 최저임금에 포함되느냐 아니냐는 이차적 문제다. 본질적 과제는 임금의 현실화”라며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수준의 임금인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20일 노조추진위원회 기자간담회 이후 세스코가 80여개 지사에 보낸 공문. 사진=노조추진위원회
세스코는 지난달 20일 추진위가 기자간담회를 열고 노조 설립을 공표하자 세스코 각 80여개 지사에 공문을 보냈다. 공문에는 △언론·홍보에 직접 응대하지 말것 △근무 시간 내 노조 설립과 관련된 활동에 참여하지 말것 △노조와 관련된 외부인을 지사에 들이지 말것 △노조와 관련된 외부인이 지사 근처에서 노조 가입 권유를 하더라도 이를 저지할것 등의 지침이 담겨있다.

그는 회사측으로부터 노조설립을 중단하고 회사를 그만두는 조건으로 퇴직금명목 2억원을 주겠다는 제안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2억원을 주겠다는 회유를 받았지만 나 하나 살겠다고 시작한일이 아니기에 응할 수 없었다”며 “2500명 현장직원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고 위원장은 지금까지 2500명 직원 중 약 600명이 노조가입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힘을 보태 세스코를 대상으로 고용노동부에서 특별근로감독을 할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2000만원이라는 건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올해 기준 평균 연봉은 2900만원으로 증빙 자료도 제출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노조 가입 의사를 밝힌 근로자 수 역시 수십명에 불과한 것으로 안다며 600명이라는 숫자는 어떤 근거인지 회사는 되물었다.

세스코는 전순표 회장이 농림부 공무원 시절 쌀알을 갉아먹는 쥐떼를 막을 방법을 고민하다 1976년 설립한 전우방제가 전신. 자본금 300만원으로 아내와 직원 한명으로 시작했다. 40년이 지난 지금 세스코는 80여개 지사와 3000명의 직원을 두고 있는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2015년 매출액은 1890억원. 세스코는 전형적인 가족기업으로 아내 김귀자 씨는 부회장을,차남인 전찬혁 씨는 대표를 각각 맡고 있다. 자회사 팜클은 장남 전찬민 씨가 운영 중이다. 팜클은 세스코에 약품을 공급하는 회사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몸짱 싼타와 함께 ♡~
  • 노천탕 즐기는 '이 녀석'
  • 대왕고래 시추
  • 트랙터 진격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