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브랜드 여기 다 있네"…'불황형 소비'에 웃는 이랜드

스파오, 8월 착한가격 선언…"생산혁신으로 원가 잡았다"
미쏘·후아유·슈펜도 매출↑…한·중 패션매출 3조원 '훌쩍'
  • 등록 2023-12-11 오후 3:24:35

    수정 2023-12-11 오후 3:34:02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고물가 시대를 맞아 가성비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스파오와 미쏘, 후아유 등 이랜드의 제조·유통 일괄(SPA) 패션 브랜드들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이랜드는 올해 한·중 패션 부문이 두 자릿 수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패션 전반 실적에 대해서도 기대하는 모습이다.

11일 이랜드에 따르면 대표 SPA 브랜드 스파오는 올해 연매출 5000억원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연매출 4000억원 대비 약 25% 성장한 수치다. 올 들어 현재까지 매출 성장률도 25% 수준인 만큼 큰 이변이 없는 한 전망치 달성에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스파오는 지난 8월 전연령대가 유행에 관계없이 누릴 수 있는 필수 패션 아이템의 가격을 인하하거나 동결하는 ‘착한 가격’ 캠페인을 발표했다. 이후 스파오는 1만5900원에 판매되던 발열내의 ‘웜테크’를 2009년 출시 당시 가격인 1만2900원으로 낮췄다. 패딩점퍼와 플리스 제품 가격도 각각 6만9900원과 2만9900원으로 지난해와 동일하게 유지했다.

이랜드는 당시 환율과 원자재값이 함께 오르는 상황에서 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 한 달 넘게 가격 결정을 미뤘던 것으로 전해졌다.

스파오 패딩점퍼(사진=이랜드)
착한 가격 캠페인은 매출로 이어지고 있다. 기온이 급격히 떨어졌던 지난 11월 초 주말(11월10~12일) 3일 동안 패딩점퍼 판매는 2만장을 넘어섰고, 기간 매출액은 13억원 이상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의 2배 이상이다. 경량패딩인 라이트 재킷의 누적매출도 전년대비 540% 늘었다.

2020년 처음 내놓은 스파오 키즈도 반응이 좋은 편이다. 이랜드는 올해 스파오 키즈를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는데 올 연말 매출액은 300억원으로 지난해의 2배에 달할 전망이다. 이랜드는 스파오 매출 호조에 힘입어 지난달 300평 규모의 초대형 매장인 스파오 여주점을 열기도 했다.

이랜드의 여성 SPA 브랜드 미쏘는 지난 10월 내놓은 핸드메이드 코트 판매가 이달 초까지 약 150% 늘어나는 등 매출 호조를 보이고 있다. 미쏘의 올해 연매출은 지난해보다 20% 늘어난 1500억원으로 예상된다. 아메리칸 캐주얼 브랜드 후아유도 전년대비 20% 늘어난 900억원의 연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슈펜이 올해 내놓은 소가죽 부츠.(사진=이랜드)
이랜드의 신발 SPA 브랜드 슈펜도 좋은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올 겨울 슈펜은 여성 소가죽 앵클부츠를 5만9900원에, 소가죽 롱부츠를 7만9900원에 내놨다. 글로벌 30여개 생산처를 직접 방문해 질 좋은 가죽을 찾아내고 생산까지 일원화해 원가를 낮출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슈펜 소가죽 부츠는 1차 물량이 모두 소진돼 재주문이 이어지고 있는 상태다.

이같은 분위기에 이랜드는 흐뭇함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랜드는 올해 중국에서도 스파오와 뉴발란스, 이랜드 등 주요 브랜드 성장이 이어지면서 한국과 중국 패션부문 합산 매출이 3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이랜드 관계자는 “고물가 시대에 믿을 수 있는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출시한 브랜드들이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며 “이랜드는 생산 및 원가 혁신을 통해 품질은 올리고 가격을 낮춰 생활물가를 안정화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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