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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4년 만에 그리스 경제 체질 바꿔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이날 치러진 그리스 총선 2차 투표에서 신민주당은 300석 중 158석을 차지, 단독으로 과반 의석을 확보했다. 2당인 급진좌파연합(시리자·48석)에 110석이나 앞섰다. 신민주당은 지난달 치러진 1차 투표에서도 146석을 얻어 1당 자리에 올랐지만 과반 의석을 얻지 못해 2차 투표를 결정했다.
2004년 정계에 입문한 미초타키스 총리는 2016년 당 대표에 선출된 데 이어 2019년 첫 집권에 성공했다. 미초타키스 총리가 집권했을 때만 해도 그리스 경제는 저성장과 대규모 실업에 시달리고 있었다. 집권 후 4년 동안 미초타키스 총리는 긴축 재정과 규제 개혁, 법인세 감면 등 경제 체질 개선을 이끌었다. 이런 개혁에 힘입어 그리스 경제는 2021년 8.4%, 지난해 5.9% 등 높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200%가 넘었던 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은 지난해 1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인 171%까지 낮아졌다. 지난해엔 국제통화기금(IMF)에서 빌린 구제금융을 예정보다 2년 앞서 상환하는 성과도 거뒀다.
미초타키스 총리는 이번 선거에서도 불평등 완화와 공공·의료서비스 개선 등 민생·경제 문제 해결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람프리니 로리 아테네대 교수는 “지난 10년간 경제 붕괴 직전에 있던 나라에서 경제적 안정과 성장이 물질적·심리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고 신민주당의 승리 요인을 설명했다.
이 같은 행보는 시리자당 대표이자 미초타키스 전 총리의 전임자인 알렉시스 치프라스 전 총리와 대비된다. 2015년 구조조정·긴축 거부 등 포퓰리즘적 공약을 내세워 집권한 치프라스 전 총리는 이번 선거에서도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인기영합적 공약을 내세웠다. 하지만 집권 당시 포퓰리즘 공약으로 그리스를 구제금융 상황으로 몰고 간 치프라스 전 총리의 이런 공약은 이번엔 먹히지 않았다.
집권 2기를 맞는 미초타키스 총리 앞에 놓인 숙제도 적지 않다. 미초타키스 내각은 정보기관을 동원해 야당과 언론을 도청·사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데 이를 해소해야 한다. 지난 2월 열차 탈선 사고로 병폐가 드러난 공공 부문 개혁도 과제로 남아 있다. 이번 선거에서 반이민 극우정당인 스파르타당이 원내 진출에 성공한 것도 정치적 부담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