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NYT)는 연방준비제도(Fed)가 실시한 스트레스 테스트(재무 건전성 조사)를 통과한 대형 은행들이 하나둘 수십억달러를 들여 배당 확대 계획을 발표하고 있지만, 일부 은행업종 애널리스트들과 학자들은 이같은 은행들의 행보가 너무 이른 감이 있다며 경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지난 13일 스트레스 테스트 발표 이후 JP모간체이스와 웰스파고, BNY멜론, 골드만삭스가 배당 확대와 자사주 취득 계획을 밝혔고, 심지어는 탈락한 씨티그룹까지도 배당을 확대하기로 한 종전 계획을 그대로 추진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이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이로 인해 자칫 은행들의 자본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아직 자본여력이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일찌감치 배당을 확대하면서 갑작스런 시장 충격에 취약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닐 배로프스키 전 부실자산구제프로그램(TARP) 감독관은 "은행들이 이렇게 서둘러 곳간을 비워 버리려 하는 것은 솔직히 너무 무책임해 보인다"며 "은행들은 아직도 남는 돈을 더 들고 있어야할 시점"이라고 꼬집었다.
애드매티 교수는 "은행들이 그다지 엄격하지도 않은 테스트를 통과했다는 이유만으로 배당을 늘리도록 해준 것은 적절치 않다"며 "이는 위험한 일이며 연준은 이를 허가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연준 이코노미스트를 지냈던 레벨 A. 콜 디폴유니버시티 교수도 "이번 스트레스 테스트는 금융위기에 따른 은행 재무제표 영향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채로 은행업에 대해 너무 낙관적인 그림만 만들어 놓았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연준은 "우리의 조사는 아주 엄격하게 이뤄졌다"고 맞받아 치고 있다. 한 연준 관계자는 "은행들이 배당을 지금처럼 늘리더라도 이는 금융위기 이전에 비하면 낮은 편"이라며 "이를 감안해도 은행들은 연말이면 작년말에 비해 더 많은 자본여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물론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이같은 연준의 주장에 동조하고 있다. 매뉴라이프애셋 매니지먼트의 마이클 스캔런 애널리스트는 "연준이 상정한 시나리오는 매우 엄격한 편이었고 은행들은 이를 잘 견뎌낼 만큼 개선됐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