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시각)비관론자와 낙관론자

  • 등록 2004-07-28 오후 5:36:41

    수정 2004-07-28 오후 5:36:41

[edaily 양미영기자] A씨: 모든게 악재 투성이에요. 오늘만 봐도 그래요. 미국 시장이 신나게 올랐는데 우린 고작 6포인트 남짓이라구요. 막판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된 것을 감안하면 오늘 역시 2~3포인트 상승에 불과해요. 어제 역시 2.3포인트가 올랐죠. 그만큼 상승 힘은 부족한 거라구요. B씨: 맞아요. 오늘 역시 반등폭은 미미했죠. 그러나 740선을 회복했습니다. 나흘만이에요. 730선의 지지력은 어떤가요. 아주 견고하지 않습니까. 아직 반등 가능성은 있어요. 너무 비관하지 마세요. A씨:천만에요. 이미 대세는 기울었어요. 미국시장이 올랐다고는 하지만 과연 지표 호전을 보고 고무되서 오른 것일까요. 어제 흐름을 찬찬히 들여다보세요. 정작 소비자신뢰지수가 호전됐다는 소식에 주가는 꼼짝도 하지 않았어요. 장막판 한꺼번에 반등했을 뿐이죠. 결국 최근 낙폭 과대에 따른 반등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반증하는 부분밖에 더 되겠어요. B씨:진정하세요. 흥분은 건강에 좋지 않습니다. 아직은 지수가 더 떨어지지는 않고 있잖아요. 700선 초반에서는 주식이 싸 보인다는 증거에요. A씨:수급은 어떤가요. 거래대금을 보세요. 1조5000억원에도 못미치는 거래량으로 주가가 올랐다는 게 의미가 있을까요. 최근에는 프로그램 매매마저도 메말라가고 있어요. 그나마 들락날락하며 장세를 주도했던 게 프로그램 매매였는데 이제는 단기매매조차 힘들어졌다구요. B씨:물론이죠. 그러나 프로그램 매물은 줄지 않았습니까. 사흘째 순매수가 이어지고 있어요. 최근 보기드믄 현상이죠. 아직 팔 때는 아닙니다. A씨:펀더멘털은 어떻구요. 온통 하반기 경기 둔화와 IT 모멘텀 둔화에 대한 이야기 뿐이라구요. LG필립스LCD까지 상장되면서 IT 비중은 42% 수준을 넘어섰어요. 가뜩이나 IT로 불안한 마당에 상장이 되다니. 또 경기회복 지연은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에요. 미국, 일본 모두의 문제라구요. D램은 물론 LCD에 휴대폰까지 공급과잉 얘기가 나오고 있고 결국 수출도 타격을 입을거라구요. 당장 8월을 보세요. 8월초에 예정된 미 FOMC 회의에서 그린스펀 의장이 경기둔화가 일시적이라고 주장한다해도 금리를 올려버리면 그만이에요. 시장은 다시 긴장할 수밖에 없겠죠. B씨:더이상 악화된 악재는 없습니다. 아직은 제자리에요. A씨:유가 역시 40달러선에서 벗어날 생각을 하지 않고 있어요. 이라크를 둘러싼 불안감에 러시아 유코스 사태에 투기적 수요까지 머리가 아프군요. 8월엔 이라크 파병이 예정돼 있구요. 게다가 휴가시즌이 지나고 9월이 오면 올림픽이라는 국제적인 이벤트까지 기다리고 있으니 주식시장은 소외될 게 뻔해요. B씨:... 다소 과장이 섞여 있지만 실제로 누가 옳은지는 아직 판가름나지 않았다. 전문가들도 시간을 요구하고 있다. 한투증권 신동성 팀장은 "현재 시장은 바닥권에 대한 인식 확보와 기술적 반등을 두고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며 "700선의 지지선이 유지되면서 지루한 장세가 8월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증권 류용석 연구위원은 "결과적으로 시장이 방향을 잡겠지만 현재로서는 상승 에너지를 비축하는 상황인지 그나마 있던 에너지를 소진하는 상황인지 확인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다만 미미한 반등 흐름을 볼 때 소진과정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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