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날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의 후임자로 우에다 전 심의위원(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격)을 기용하겠다는 인사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우에다 내정자가 차기 BOJ 총재가 되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첫 경제학자 출신 총재가 된다. 임기는 5년이다.
우에다 내정자는 오는 24일 중의원 운영위원회에서 소신청취 및 질의 절차를 거친 뒤, 중의원과 참의원 양원 과반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정부가 임명한다. 구로다 총재의 임기가 4월 8일까지라는 점을 감안하면 늦어도 3월 중순까지는 임명 절차가 마무리돼야 한다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우에다 내정자는 지난 10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현재 BOJ의 통화정책은 적절하다. 현재로서는 통화 완화 정책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입장을 분명히 했다. 수익률곡선제어(YCC) 정책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던 시장은 실망하는 분위기다. BOJ 부총재 출신인 가즈오 모마 미즈호 리서치앤테크놀로지스 이코노미스트는 “우에다 지명자가 BOJ 통화정책과 관련해 매파적인 적이 없었다”고 짚었다.
다만 일본 정부와 보조를 잘 맞추는 인사가 역대 BOJ 총재를 역임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부 요청에 따라 YCC 정책을 수정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전 세계적인 긴축 기조 속에 BOJ가 금융완화적 정책을 고수하면서 인플레이션이 급등했고, 민심이 악화하며 기시다 후미오 내각의 지지율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JP모건체이스는 일본 정부가 우에다 내정자를 지명한 것은 “정책 연속성을 유지하면서도 점진적인 통화정책 정상화를 진행하기 위한 적절한 선택”이었다고 평가했다. 가즈오 이코노미스트는 “2%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이 가능한지 심도 있게 들여다보면서 신중한 통화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3월 19일 임기가 만료되는 아마미야 마사요시, 와카타베 마사즈미 부총재 후임으로는 우치다 신이치(60) 전 BOJ 위원과 히미노 료조(62) 전 금융청장을 각각 지명했다. 히미노 전 청장은 국제금융 분야에 정통한 인물이다. 우치다 전 위원은 BOJ에서 오랜 기간 금융정책을 기획·입안했다. 경제학자 출신인 우에다 전 심의위원을 적절히 보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