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주요 2개국(G2)을 상대로 한 경상수지가 5년 만에 최소치로 주저앉았다. 중국의 사드 보복에 대중(對中) 서비스수지가 고꾸라졌고, 미국의 통상 압박에 따른 부담도 불거졌던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지역별 국제수지(잠정)를 보면, 지난해 대미 경상수지는 전년 대비 58억7000억달러 감소한 256억2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 2012년(190억달러) 이후 가장 작은 규모다.
대중 경상수지도 둔화했다. 지난해 429억7000만달러 흑자로 2012년(415억3000만달러) 이후 최소 수준을 보였다.
경상수지는 다른나라와 상품과 서비스 등을 사고파는 거래에서 벌어들인 외화(수출)와 지급한 외화(수입)의 차이를 말한다. 경상수지가 흑자라는 것은 다른 나라에서 벌어들인 돈이 더 많다는 뜻이다.
중국의 경우 사드 보복이 주요 원인이었다. 중국인의 한국 단체관광이 제한되면서 여행수입이 큰 폭 감소한 것이다.
지난해 중국인 입국자 수는 417만명으로, 전년(807만명) 대비 반토막에 불과했다. 상황이 이렇자 대중 여행수입도 절반으로 줄었다. 여행수입은 2016년만 해도 103억4000만달러였는데, 지난해 55억8000달러로 줄었다. 2012년(33억9000만달러) 이후 최소다. 여행수지(77억8000만달러→34억7000만달러)도 2012년((12억3000만달러) 이후 5년 만에 가장 낮았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3월 중국 당국의 사드 조치로 관광객이 급감했다”며 “지난해 서비스수지가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대미 서비스수지(-153억8000만달러)도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연구개발서비스, 컨설팅서비스 등이 포함된 기타사업서비스수지가 전년(-19억9000만달러) 대비 급증한 42억7000만달러 적자를 보였기 때문이다.
일본과 유럽, 중동, 중남미와의 교역도 소폭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상수지가 개선된 지역은 동남아가 유일했다.
한편 지난해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는 176억9000만달러 증가했다. 2년 연속 감소에서 증가로 전환했다. 국내 주식투자의 경우 주식시장 호조 등으로 인해 미국을 중심으로 투자가 확대됐다.